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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학대범죄 예방, 유관기관 간 통합적 대처 앞장”

보호관찰관 업무란 경찰과 사회복지사 결합
지난 20여년간 보람있는일 할 수 있는 기회 ‘관운’ 건강한 사회 만들기 온힘

 

 

유관기관 실무협의체 ‘Children First!’
전국 최초 구성… 지자체 등 6곳 참여

피해 아동 80~90% 아버지에게 당해
잘못된 폭력 대물림 현상 끊어야

아동학대 피해가족 통합적 지원 ‘합심’
예방단계부터 사후관리까지 적극 개입
시범운영 거쳐 향후 각 지소 확대 추진


법무부 수원보호관찰소(수원준법지원센터)는 최근 아동학대범죄 예방을 위해 지자체, 아동보호기관 등과 함께 전국 최초로 실무협의체를 구성했다.

‘Children First!’라는 이름으로 지난 27일 경기도와 수원시, 용인시, 화성시 등 지자체, 용인과 화성의 아동보호기관 등 6개 유관기관이 참여해 발족한 실무협의체는 정기회의를 통해 아동학대 피해 가족에게 필요한 사항을 과학적으로 분석, 맞춤형 접근 계획을 수립하고 가족회복지원, 경제구호, 심리치료 등의 통합적 지원을 실시한다.

그 중심에서 원활한 사회복귀 지원에 몰두하고 있는 이형섭 수원보호관찰소장을 만났다.

▲ 경기남부권 보호관찰 대상자의 사회복귀 지원

이형섭 소장이 몸담고 있는 수원보호관찰소는 지난 1987년 7월 개청해 현재 성남과 안산, 평택, 여주, 안양 등 5개 지소를 두고 경기 남부권 보호관찰 대상자들의 원활한 사회복귀 지원에 나서고 있다.

한해 2천명 이상에 대한 사회봉사 명령을 집행하는 한편으로 1천500여명에 대한 교육 및 치료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제38회 행정고시를 통해 공직에 들어선 이 소장은 서울보호관찰소 보호관찰관, 법무연수원 교수, 부천보호관찰소장, 서울북구보호관찰소장 등을 거쳐 지난해 8월 31일 수원보호관찰소장으로 부임했다.

이 소장은 “경기남부는 도농복합도시의 성격을 가진 도시들이 많아 지역사회 유대와 정을 느낄 수 있다”고 소감을 전했다.

경기남부권의 법무부 법사랑위원회를 비롯해 각 유관기관 관계자들과 만나면 아동과 청소년 문제 등에 대한 관심이 높고 호응과 협력이 잘 이뤄진다는 설명이 뒤따랐다.

이어 “최근 서울 인구의 수도권 유입이 더해지며 인구도 꾸준히 증가하는 것도 특성”이라며 “서울보호관찰소 다음으로 많은 관찰대상자들을 담당하고 있는 곳이 수원보호관찰소”라고 덧붙였다.



▲ 아동학대보호를 위한 실무 협의체 구성

이형섭 소장은 올해 아동학대사범과 아동학대범죄 예방에 중점하고 있다.

최근 지역 유관기관과 발족한 실무협의체 ‘Children First!’가 대표적이다.

이 소장은 과거 영국 연수 당시 접한 ‘다기관공공보호체계(MAPPA)’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놨다.

영국은 2000년대 초 경찰·법무부·보건복지부·교육부 등 관련 기관 모두가 우범자 관리에 참여하는 형태인 MAPPA를 도입했다.

이 소장은 “보호관찰소, 보호관찰관 주재로 지역 경찰과 공공기관의 복지 담당자, 지자체 관련부서 담당자들이 사례를 놓고 회의를 진행하며 실제적인 해소 방안을 찾아가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고 말했다.

이어 “소년 보호관찰 대상자에 대한 조사서 작성하면서 가정 상황을 살피게 되면 어릴때 가정이 깨진 경우가 많다. 특히 아버지로부터 폭력을 당한 경우가 80~90%에 달하는데 그 아버지 역시 부모에게 폭력을 겪어온 경우도 높다”면서 “잘못된 폭력이 대물림 되는 현상을 확인하게 된다. 그만큼 아동학대 문제에 관심을 가져야 할 필요가 높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고민에서 추진한 유관기관 실무협의체 ‘Children First!’는 그동안 아동보호 및 사회복지 분야에서 전문성을 인정 받아온 각 기관이 머리를 맞대고 아동학대에 통합적으로 대처하게 된다.

이 소장은 “유관기관 간 협력을 통해 예방 단계에서부터 사후 관리까지 보다 적극적인 개입과 지원을 해야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면서 “각 아동보호전문기관과 보호관찰소가 아동학대 대상자에 대한 정보를 수시로 교환, 위기 상황에서 스스로 방어하고 대처 할 능력이 부족한 피해 아동에 대한 조기 개입으로 아동학대 재발을 선제적으로 방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각 기관이 가지고 있는 아동학대 방지 노하우를 공유한다면 아동학대 범죄 예방에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수원보호관찰소 중심으로 시범 운영을 거쳐 향후 각 지소도 참여하는 경기 남부권역 아동보호 공공기관 협정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 밝고 건강한 사회 만드는 데 일조는 곧 복

“보호관찰소는 사법기관 중 가장 복지적 성격이 강한 곳”이라는 이 소장은 “간혹 보호관찰관의 업무에 대한 질문을 받으면 ‘경찰과 사회복지사가 결합된 형태’라고 설명한다. ‘보호관찰관’은 ‘감독’과 ‘통제’의 이미지가 강하지만, 사회적응 지원과 교육, 치료 역시 보호관찰관의 주요 업무로 상황에 따라서는 복지사의 성격이 더 높다”고 설명했다.

보호관찰관뿐 아니라 관찰 대상자도 다양한 봉사활동을 통해 사회 복지에 일조하고 있다.

인력이 부족한 농촌 일손 돕기를 비롯해 주민친화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주민초청 연극공연, 마술발표회, 마을 가꾸기 등에도 나서고 있다.

지난 2014년에는 요양원에서 사회봉사를 하던 한 사회봉사 대상자가 ‘사회봉사 국민공모제’를 통해 거동이 불편한 노인을 모시고 소래포구를 방문한 일이 있었다.

병실 청소 활동을 하던 사회봉사자는 입원중인 한 노인이 아내와 소래포구에 가고 싶다는 이야기를 주고 받는 모습을 보고, 요양원 원장과 수원보호관찰소 담당관 등의 도움을 받아 노인의 아내가 사회봉사 국민공모제를 신청하도록 도운 뒤 노인 내외와 소래포구를 방문했다.

당시 노인의 아내는 “10년만에 남편의 소원을 들어주게 됐다”며 수차례 고마움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소장은 보호관찰기관에서 지내온 지난 20여년간의 생활에 대해 “‘보람있는 일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만난 것을 보면 관운이 있는 것 같다”면서 “일을 통해 보람을 느끼다 보면 자연스럽게 사회에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는 일이 보호관찰로, 항상 감사한 마음과 소명의식을 가지고 직원 모두 건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박국원기자 pkw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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