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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엔진’ 단 기아초롱회, 30년 가까이 이웃사랑 질주

 

이웃사랑 몸소 실천하는 기아자동차 소하리공장 봉사동아리

현대·기아자동차 오너인 정몽구 회장은 평소 ‘이웃 사랑 실천과 기업 이익의 사회 환원은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경영의 중요한 축’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말 그대로 높은 사회적 신분에 상응하는 도덕적 의무를 뜻하는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의 실천을 잊지 말자는 뜻이다. 일부 대기업 및 오너들의 갑질횡포가 심심찮게 언론에 보도되면서 국민적 공분을 사는 가운데 정 회장의 이웃 사랑 실천에 대한 이같은 강조는 귀감을 살만하다. 하지만 이익을 창출하는 대기업 차원이 아니라 직원들이 솔선수범해 이웃 사랑을 실천한다면 또 다른 이야기가 된다. 그 주인공은 바로 월급에서 일정 금액을 갹출, 30년 가까이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기아차 소하리공장 봉사동아리인 ‘기아초롱회’. 세상의 어둠을 밝히고 이웃들에게 따뜻한 사랑을 전하겠다는 정신으로 왕성한 봉사를 전개 중인 ‘기아초롱회’를 조명해봤다.



‘광명시 아름다운 단체’ 정평
기아차 임직원·사외 봉사자 등 300여명
매달 월급에서 일정 금액의 회비 거둬
광명사랑의집 등 10곳 이상 지원활동

보건복지부 장관상·감사패 등 수두룩
유태현 회장 봉사 500시간 인증서 받아

소외계층에 내미는 온정의 손길
겨울 되면 어김없이 김장담가 나누고
홀몸노인 위한 나들이 때마다 챙기고
결손가정 도배 등 봉사활동 솔선수범

‘사랑나누기 일일호프’ 등 기금 조성
소년·소녀가장 선정 장학금 후원도

 

 

 


어버이날을 이틀 앞둔 지난 6일 오후 1시쯤 광명시 일직동에 위치한 KTX광명역 내부 광명역사컨벤션웨딩홀. 노인 100여명이 민요가수의 흥겨운 음악에 맞춰 한바탕 잔치를 벌이고 있었다. 행사는 바로 소하2동 누리복지협의체(민간위원장 유태현)가 주관한 어버이날 기념행사. 광명역사컨벤션웨딩홀(대표 정민정)이 식사와 장소를 제공했고, 기아차는 소하2동에서 웨딩홀까지 노인들을 모실 이동수단인 차량을 제공했다. 그리고 기아초롱회는 노인들이 빈손으로 돌아가지 않도록 기념품을 후원했다. 더불어 이날 노인들의 가슴에 일일이 수놓아진 100여개의 카네이션은 소하2동 누리복지협의체 곽영균 위원이 후원했다.

맛난 점심식사를 마친 홀몸노인 100여명은 무대공연이 시작되자 너나할 것없이 흥에 겨워 어깨춤을 덩실덩실 췄다. 자녀가 있음에도 불구, 자녀들로부터 실질적인 부양을 받지 못하는 노인들은 이날 하루만큼은 세상 시름과 걱정을 내려놓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소하2동 누리복지협의회 민간위원장이자 기아초롱회를 이끌고 있는 유태현(52) 회장은 10여명의 누리복지협의체 회원 및 봉사자 그리고 기아초롱회 회원 등 30여명과 함께 어버이같은 어르신들과 한데 어우러져 춤을 추며 작은 효(孝)를 실천했다.

유태현 회장은 “누군가를 돕는 봉사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며 “나로 인해, 우리들로 인해 누군가가 즐거워하고 행복해질 수 있다면 그것으로 만족한다”고 겸손해했다.

광명시 소하동에 자리잡은 기아차 소하리공장의 직원 봉사동아리인 ‘기아초롱회’의 태동은 지난 1989년 10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한 직원이 어려운 아이들을 돕고자 한국어린이재단을 통해 소년·소녀가장과 결연을 맺으면서 시작된 기아초롱회의 당초 이름은 ‘선명회’. 이듬해인 1990년 11월24일 ‘기아초롱회’로 명칭을 변경했고 현재는 기아차 임직원, 사외 봉사자 등 300명 남짓한 회원들이 매달 일정 금액의 회비를 거둬 30년 가까이 지역을 위해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기아차도 수시로 성금과 물품을 지원하고 있으며, 기아차 노동조합도 주기적으로 후원하고 있다.

초창기 두 곳이던 기아초롱회의 지원시설은 현재 광명사랑의집, 광명시노인종합복지관, 광명철산종합사회복지관, 광명시청각장애인협회, 산본사랑의손길, 영등포 한울타리, 파주 주보라의집 등 광명시를 뛰어넘어 인근 군포, 시흥, 서울까지 10곳이 넘는다. 기아초롱회는 이들 시설 및 단체마다 많게는 매달 1회씩, 때론 분기별 1회씩 기간을 정해 금전적인 지원과 함께 몸으로 하는 이발, 수리, 나들이 등 봉사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또 광명지역 소년·소녀가장을 선정해 꾸준히 장학금을 후원하고 있다.

기아초롱회의 봉사활동은 이미 지역사회에서 정평이 나있다. 직원들이 주기적으로 바뀌는 주·야간 교대근무로 육체적인 피로감도 적잖을텐데 시간이 날 때마다 게으름을 피지 않고 봉사활동을 왕성하게 펼치다 보니 광명시는 물론 여기저기에서 감사의 뜻이 끊이질 않는다.

실제 지난 1993년 소년·소녀부문 보건사회부(현 보건복지부) 장관상 수상을 시작으로 한국복지재단 후원회장상, 광명사랑의집 공로상, 광명시자원봉사센터 감사장, 광명시희망나기운동본부 감사패 등 각종 수상으로 활동의 진정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특히 2007년과 2014년에는 각각 재가노인복지봉사원의 날에 보건복지부상과 보건복지부 장관상(행복나눔인상)을 받았고 지난해에는 광명시자원봉사대회 우수단체상을 받으며 기아초롱회의 꺼지지 않는 봉사정신을 증명하고 있다. 더불어 2009년에는 광명지역신문단체선정위원회가 선정한 ‘광명시 아름다운 단체’에도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더욱이 지난 2002년부터 지금껏 기아초롱회를 이끌고 있는 유태현 회장은 지난 2008년 봉사시간 500시간 인증서를 받으며 기아초롱회의 중심축에서 굳건한 위치를 차지, 타의 모범을 보이고 있다.

기아초롱회는 겨울이 되면 어김없이 김장담그기 행사를 통해 어려운 이웃들에게 따스한 온기를 전하고 있다. 또 홀로 외로이 사는 어르신들을 위해 송년잔치 및 나들이도 매년 빠짐없이 개최하고 있다. 이와 함께 주기적으로 ▲결손가정 도배 및 시설물 수리 ▲소외계층 공장견학 ▲시설 회원 생일잔치 ▲어버이날 식사대접 ▲소외계층 반찬 전달 ▲농촌 일손 돕기 등 기아초롱회의 손길이 필요한 곳이라면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손을 뻗고 있다.

올해 역시 기아초롱회는 바쁜 일정을 소화할 계획이다. 이미 지난 1월부터 4월까지 장애인재활공동체인 광명사랑의집을 찾아 식사봉사활동을 펼쳤고 소년·소녀가장 방문, 설맞이 각 단체 및 시설 방문, 홀몸노인 방문봉사 등을 전개했다. 5월부터 오는 연말까지 어버이날 행사인 가온누리 나들이, 소하동 소재 학교 4곳 장학금 전달, 추석맞이 시설 및 단체 방문, 사랑나누기 일일호프 등등 40회에 달하는 봉사활동이 기아초롱회 1년 계획안에 빼곡히 자리잡고 있다.

하지만 기아초롱회의 기금이 항상 풍족한 것은 아니다. 그렇다보니 기아초롱회는 매년 1회씩 소년·소녀가장 장학금 마련을 위해 ‘사랑나누기 일일호프’를 개최하고 있으며, 기아차 내부 체육대회에서 먹거리장터를 개설해 기금 조성에도 노력하고 있다. 유태현 회장은 이로 인해 현재 300명 남짓한 회원이 늘어나길 희망하고 있다.

유태현 회장은 “300명 남짓한 회원들이 매달 성금을 내주시는 것에 대해서는 진심으로 감사한 마음이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몸으로 뛰는 봉사활동을 회원 전체가 하는 것은 아니기에 다소 아쉬운 마음은 있다”면서 “기아차에서 근무 중인 직원들이 앞으로 더 많이 기아초롱회에 가입하는 것은 물론 더 많은 회원들이 행동으로 나서는 봉사를 전개할 수 있도록 참여방법 마련에 고심 중”이라고 말했다.

인류의 정신적 지주 마하트마 간디가 남긴 ‘한 없는 봉사를 언제나 제공할 수 있는 국민은 무한히 존귀하게 될 것이다. 봉사가 순수할수록 발달은 신속하다’라는 말을 기아초롱회에 빗댄다면 과연 무리일까?

/광명=유성열기자 mulk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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