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용인시가 지구단위계획까지 변경, 특정업체 특혜의혹이 제기되는 등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본보 5월 11일자 19면 보도)해당 업체가 경기도, 용인시와 업무협약을 맺고 추진해 오던 미국계 기업 투자유치가 사실상 무산된 것으로 나타나 지역경제 활성화를 기대했던 지역주민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특히 시는 이 같은 상황에서도 해당 기업을 위해 지구단위계획까지 변경한 것도 모자라 ‘모른다. 그럴 수도 있다’며 책임 회피에만 급급, 비난을 자초하고 있다.
23일 경기도와 용인시 등에 따르면 도와 시, 페트릭 디로이터 한국에머슨 프로세스 매니지먼트사(한국EPM), ㈜다우기술은 지난 2013년 2월 용인 죽전디지털밸리에서 에머슨프로세스매니지먼트㈜와 투자유치 촉진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당시 투자양해각서에는 미국 전자산업분야 1위 기업인 에머슨프로세스매니지먼트㈜가 죽전디지털밸리에 토지비 157억원, 건축비 267억원 등 총 424억 원을 들여 올해 1월까지 사옥을 건립, 직원 채용 시 지역주민들을 우선적으로 고용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도와 시는 물론 지역주민들까지 해당 기업 유치로 지역경제 활성화 촉진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이 같은 기대와 달리 당초 1월 계획됐던 해당 기업의 사옥 준공은 이미 수개월이나 지났지만 아직까지 첫 삽 조차 뜨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확인 결과 해당 기업은 업무협약 후 불과 8개월여 만에 투자비용과 변화하는 산업환경 등을 이유로 죽전디지털밸리가 아닌 타 지역에 사옥을 건립하거나 기존 성남시의 본사를 확장할 계획인 것으로 나타나 협약이행 자체가 불투명해진 상태다.
이렇다 보니 대대적인 홍보 등을 통해 알려진 미국계 기업 투자유치에 따른 지역경제 활성화 등을 기대했던 지역주민들의 비난이 쏟아지는가 하면 업무협약 조차 제대로 이행하지 못한 ㈜다우기술에 대한 시 차원의 지구단위계획 변경 추진은 노골적인 특정업체 밀어주기가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까지 커지고 있다.
시민 김호영(35·마평동)씨는 “미국 최대 기업이 용인에 사옥을 짓고 서울, 성남, 군포지역에 있는 계열회사까지 통합해 입주한다고 해 잔뜩 기대했는데 소리소문없이 무산됐다니 기가막힌다”며 “그것도 모자라 시는 업무협약 조차 제대로 지키지 못한 기업을 위해 그 어렵다는 지구단위계획까지 바꿔줬다니 속내가 궁금하다”고 말했다.
㈜다우기술 관계자는 “업무협약에 따라 에머슨프로세스매니지먼트㈜가 디지털밸리에 입주했으면 좋았겠지만 개인적인 사유로 다른 곳을 알아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업무협약이 제대로 이행될 수도 있고, 중간에 무산될 수도 있는 것”이라며 “당시 업무협약 관련 확인해 봐야겠지만 잘 좀 봐줬으면 좋겠다”고 말했고, 도 관계자는 “MOU 체결 후 에머슨프로세스매니지먼트㈜가 사옥 건립을 검토했지만 비용이나 투자환경 등의 문제로 중단된 상태로, 용인디지털밸리가 아닌 타 후보지를 놓고 협의 중에 있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이상훈기자 l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