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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두의 시선]연무대에서의 하루

 

 

 

24년째 되는 홍재백일장을 개최하며 시민들과 함께 소통하며 대화를 나누는 뜻 깊은 시간을 가졌다. 언어는 심성이 내는 소리이고 시대의 그림자를 밟아가는 것이다. 연무대에서 부는 바람은 그렇게 깊어갔다. 수원화성을 품은 전통문화 시민으로서 자긍심을 고취한 이번 백일장은 격조 높은 문학 세상을 열어갔다. 아름다운 전통문화 도시에서 펼쳐진 문학의 향연은 모두에게 큰 행복을 안겨주었다. 참여한 시민과 학생들도 성황을 이뤘다. 이 푸르른 날 남다른 기쁨과 보람을 가슴속 깊이 시민과 학생들에게 남겨주었을 것으로 믿는다. 24년째 이어져오는 이번 행사를 위해 특히 애써주신 김기서 수원교육장과 수원인문학도시를 위해 애써주신 염태영 시장께도 감사드린다. 따가운 햇빛을 피할 수 있는 행사장을 마련한 연무초교 권월자 교장 선생님(시인)께도 감사했다.

제24회 홍재백일장 글제는 초등부는 가족, 친구, 자전거, 꿈, 희망, 무지개이며 중·고등부는 감사, 은혜, 봄날, 인연, 정조대왕이었다. 그리고 대학. 일반부는 연무대에서 부는 바람, 인동초, 우리 수원, 청춘, 반려동물, 봄꽃이었다. 각 부문별 수상자에게는 수원시장상, 수원시의회 의장상, 수원교육장상, 경기남부보훈지청장상, 수원예총회장상, 수원문인협회장상을 수여하게 되며 수상작은 단행본으로 출간되어 이달 24일 시상식에서 배부하게 된다. 올해는 특별히 우수지도교사상을 수여하게 되었다. 가정의 달이며 스승의 날로 감사의 달이었다. 정조대왕 이외에도 부모와 스승에 대한 감사의 뜻을 담은 글제도 의미를 더했다. 특히 이번 백일장 행사에는 많은 가족들이 다함께 참여해 소중한 가정의 행복을 깊이 느끼며 진행됐다. 이로써 모두에게 활짝 열린 따듯한 글쓰기 한마당 잔치가 되었다.

문학은 한 나라의 수장과 국민 간의 소통이며 사회 구성원 간의 소통이며 가족 간의 소통이다. 정조와 영조는 백성과의 소통을 중요하게 여겼으며 백성의 진심어린 목소리를 듣고자 노력했다. 특히 정조는 나라의 정의를 바로 세우고 정책을 집행함에 있어 백성의 한숨소리를 찾아가 듣는 관료를 중용했다. 이를 위해 관료들에게 책을 다독하도록 했으며 글쓰기를 중요하게 여겼다. 글쓰기는 마음의 표현이며 글로써 드러난 백성의 마음을 잘 살펴야 나라가 평안해지고 행복한 웃음소리로 가득할 것이라 생각했다. 궁궐 안에서는 책 읽는 소리로 가득해야 나라가 태평성대하며 온전히 지켜진다고 믿었다. 백성들이 글쓰기를 통해 시대의 그 아픈 마음을 제대로 표현해야 세상이 바로 선다고 생각했다.

홍재백일장은 이러한 깊은 뜻이 담겨 있는 행사인 것이다. 이러한 행사에서 서로의 진심어린 마음을 주고받는 귀중한 시간을 함께하는 그 자체가 보물이다. 참으로 가슴 뿌듯한 행복을 만끽했던 푸르른 날이었다. 역사를 알면 정책 모델을 찾을 수 있고, 예술작품을 알면 홍보와 광고에 활용할 수 있는 것이다. 철학을 하면 명료한 사고의 폭을 넓히고, 심리학을 알면 관계를 풀어가는 기술이 새롭다.

인문학은 궁극적으로 자기성찰이고, 그것은 눈부신 어둠을 첨착하게 들여다보는 촉수를 가진 사람의 것이다. 침묵 속으로, 어둠속으로 들어가 자기의 부리를 돌보는 시간, 그 시간이 우리를 거듭나게 하는 것이다. 홍재백일장을 통해 물질적인 풍요보다는 눈에 보이지 않는 정신의 가치를 더 중요시하는 사회를 만들어 가지 못하면 미래는 어두울 수밖에 없다. 사람은 언어를 통해 생각하며 세상을 관조적으로 바라보는 것이다. 상상력의 힘과 관찰자의 길은 글을 쓰는 사람의 몫이다.

풍성한 홍재백일장의 의미를 되새기면서 사고의 깊이를 더하고 지혜를 얻을 수 있는 책의 가치를 인정하면서 많은 시민들과 학생들이 책읽기에도 활력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돌아오는 홍재백일장에 대한 기대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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