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병렬 대표의 `임시전당대회 후 대표직 사퇴' 선언으로 당 내분 수습 계기를 마련한 한나라당이 23일 재창당과 선대위 발족시기 등을 놓고 다시 논란을 벌였다.
특히 최 대표측과 비주류측이 선대위 출범 시기와 재창당 문제를 놓고 이견을 노출한 가운데 소장파 일각에서 5.6공 동반퇴진론을 제기하는 등 `최 대표 이후'에 대한 주도권 쟁탈전이 벌어질 조짐도 보여 주목된다.
칩거 5일만에 당무에 복귀한 최 대표는 이날 오전 상임운영위원회의에 참석, "선대위 발족이 지연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폭넓게 의견을 수렴해서 중앙선대위를 어떻게 구성할지 논의하고 보고서를 작성하라"고 이상득 사무총장에게 선대위 구성 및 전대소집 준비작업 등을 지시했다.
최 대표 등 주류측은 선대위 발족 시기를 공천작업이 끝나는 3월초로 잡고 있으며, 선대위원장 임명도 당헌.당규에 따라 최 대표가 직접 임명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소장파는 `선대위 구성은 전대 이후로 넘겨야 한다'며 주류측의 `선대위 구성 후 전대' 방침에 반대하면서 전대 이전 제2창당준비위원회 구성을 요구했다.
수도권 초재선 모임인 `구당모임'은 이날 국회에서 전체회의를 갖고 새로운 당을 창당하는 수준의 개혁이 필요하다는 데 뜻을 모으고 지도부에 임시 전대에 앞서 제2 창당준비위를 구성할 것을 건의키로 했다고 권영세 의원이 전했다.
이재오 의원은 "제2창당준비위를 구성키로 했으며, 선대위는 그 후에 구성해야 한다"고 밝혔고, 박 진 의원도 "임시전대가 3월15일-3월20일 사이에 열린다면 선대위 발족은 전대후에 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중진인 김덕룡 의원은 기자회견을 갖고 "임시전대는 신당창당 수준으로 가야 하고, 창당준비위원장이 될 새 대표는 합의추대 형식으로 뽑아야 한다"며 사실상 재창당을 요구했다.
그러나 임태희 대표비서실장은 재창당 논란과 관련, "구당모임이 요구한 제2 창당위의 할일은 당원 총의를 물어서 정강, 정책, 이념 등을 고치고 사람을 모으자는 것으로 최 대표의 생각과 다를 게 없다"며 "모든 것은 당 공식기구에 담을 수 있다"고 말해 사실상 제2창당위 구성을 거부했다.
한편 남경필 의원은 "5.6공 출신 중 도덕적으로 문제없는 최 대표가 희생할 정도면 시대적 아픔과 공과는 있지만 (5.6공 출신은) 이제는 물러나야 한다"며 5.6공 동반퇴진론을 제기, 중진들의 반발을 촉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