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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어제 한 일을 알고있다’“감시받는 사생활 끔찍” 호소

‘스마트폰 메신저 서비스’ 숨겨진 문제점과 대책

<상> 신상털기 도구로 전락한 카카오톡
<중>무방비 카톡에 사생활 침해, 범죄자 양산까지
<하>편리와 유행에 밀린 사생활 보호 사회가 나서야

 

여성 대상 강력범죄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면서 경찰과 지지체들이 ‘비명 자동감지 시스템’, ‘여성안심 무인택배보관함’ 등의 대책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여성을 노린 성범죄 등 각종 범죄가 날이 갈수록 심각해지는 추세로, 여성 안전을 위한 특단의 대책까지 요구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전국민이 사용하는 카카오톡 등 스마트폰 메신저 서비스를 통해 휴대전화번호만으로도 일명 ‘신상털기’가 사실상 가능해지면서 ‘스토킹’과 ‘도용’ 등 각종 범죄가 꼬리를 무는 등 또 다른 사회 문제로 급부상하고 있다.

본보는 3차례에 걸쳐 ‘나는 네가 지난 여름에 한 일을 알고 있다’라는 영화 제목처럼 카카오톡 등을 통해 버젓이 벌어지고 있는 사생활 침해 등 스마트폰 메신저 서비스의 문제점을 살펴보고, 해결할 수 있는 개선방안을 찾아본다./편집자주

카카오톡 누적 가입자 2억여명
저장 전화번호로 자동 연동방식
사적인 사진·가족관계 등 노출

특정여성 전화번호 몰래 알아낸후
사생활 침해·각종 범죄 양산 우려

카카오톡측 “앞으로 개선하겠지만
지금은 이용자 스스로 조치해야”


국내 스마트폰의 99%, 전국민이 사용한다 해도 과언이 아닌 스마트폰 메신저 서비스(SMS)인 ‘카카오톡’과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인 ‘카카오스토리’ 등이 개인 사생활 침해 문제의 일등공신 역할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휴대전화 번호만 알면 타인의 일거수일투족을 속속들이 확인할 수 있다보니 스토킹 등 각종 범죄를 양산할 수 있다는 가능성마저 제기되고 있어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31일 경기남부지방경찰청과 카카오톡 등에 따르면 지난 2010년 3월 출시된 카카오톡은 출시 9개월 만인 같은 해 12월 가입자 500만 명을 돌파, 지난해 말까지 국내외 누적 가입자가 2억명을 기록하며 관련업계의 ‘왕’으로 불리고 있다.

카카오톡의 가장 큰 장점은 스마트폰의 데이터를 활용해 유료가 아닌 무료로 문자메시지를 보낼 수 있는 시스템과 모바일 기기에서 그룹 채팅이 가능하단 점, 또 별도의 등록 단계를 거치지 않아도 스마트폰에 저장된 전화번호가 자동으로 연동돼 바로 카카오톡을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카카오스토리 또한 카카오톡과 연동돼 자신의 사진을 올리면 가족이나 지인들과 다양한 이야기를 공유하는 서비스다.

그러나 이처럼 전화번호 저장과 동시에 카카오톡 등과 연동되다 보니 서비스 이용자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등록한 사적인 사진들이 그대로 노출되는 경우가 발생, 타인이 자신의 가족관계는 물론 사는 곳, 언제, 어디서, 무엇을 누구와 했는지 등을 쉽게 확인할 수 있어 사생활 침해 문제가 새롭게 떠오르고 있다.

뿐만 아니라 본인 동의는커녕 몰래 알아낸 휴대폰 번호를 등록한 뒤 카카오톡을 통해 사생활을 감시하는 것도 모자라 특정 여성을 노린 각종 범죄까지 야기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나 피해 우려 확산과 함께 대책이 시급하단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실제 이날 걸려온 부재중 전화 중 5개를 임의로 골라 휴대폰에 저장해보니 카카오톡을 통해 번호 주인이 무슨 일을 하는지, 여름휴가는 어디로 갔는지, 가족관계는 어떻게 되는지 등을 쉽게 파악할 수 있었고, 직장인 A(33)씨는 사내 호감이 있는 여직원의 휴대전화번호를 알아내 저장한 뒤 여직원이 카카오톡에 올린 사진을 수시로 체크하는 등 사적인 취미활동으로 즐기고 있다고 털어 놓기도 했다.

카카오톡 이용자 차유나(23·여·대학생)씨는 “전혀 모르는 사람이 대화를 걸어도 깜짝깜짝 놀라는데 누군가 사생활을 지켜보고 있다는 생각만 해도 정말 끔찍하다”며 “10명 중 9명이 이용할 정도로 국민 메신저인 카카오톡에서 이런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된다”고 맹비난 했다.

카카오톡 관계자는 “(사생활 침해 문제에 대해) 몰랐다. 앞으로 개선할 수 있도록 해야겠지만 지금으로서는 이용자 스스로가 프로필 사진을 바꾸던지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경기남부경찰청 한 관계자는 “카카오톡 등을 통한 사생활 침해 문제가 심각한 수준으로 판단된다”며 “휴대전화번호 등 개인정보가 노출되지 않도록 개인이 신경써야겠지만 이에 따른 대책 또한 시급해 보인다”고 밝혔다.

/이상훈·박국원기자 l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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