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열 경기도의회 의장
“차기 사회통합부지사 임명 조건에 지방선거 불출마 조건을 담아야 한다.”
정기열(더불어민주당·안양4) 제9대 경기도의회 후반기 의장은 8일 경기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사회통합부지사가 지방선거와 총선 등 정치적 징검다리로 악용되면 안 된다”라며 이같이 의견을 제시했다.
그러면서 “사회통합부지사의 역할 강화를 위해 ‘남경필 지사의 시책추진비를 배분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는데, 이보다는 도의회가 사회통합부지사에게 남 지사와 맞설 협상권을 제공하는 구조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정 의장은 “이를 위해 더민주 의원총회를 최고 의결기구로 두고 의총 결정사항을 사회통합부지사가 남 지사와의 협상할 수 있도록 힘을 실어주는 방식으로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차기 사회통합부지사 선임을 두고 고영인 더민주 안산시단원갑 지역위원장이 당적을 포기해야 하는 부지사 도전 가능성을 드러냈고, 이기우 전 사회통합부지사와 강득구 전 도의회 의장도 공모 참여 가능성이 높다.
이 가운데 ‘고 지역위원장과 이 전 사회통합부지사가 2018년 지방선거 출마를 염두에 두고 사회통합부지사를 노리고 있다’는 관측이 지역 정가에서 꾸준히 거론되고 있다.
정 의장은 지방장관제 도입과 관련해서, “남 지사의 대선 불출마가 전제돼야 가능한 것으로 만약 대선에 출마하게 된다면 지방장관제 도입이 백지화돼야 하는 것은 물론 연정도 종료를 위한 정리 작업에 들어가야 한다”며 남 지사의 대선 출마를 견제했다.
다만 “지방장관제 도입 시 의회와 집행부 간 소통 강화를 기대할 수 있고, 의회가 그동안 소외했던 업무나 직무에 대해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어 결국 도민 정책 추진에 가속도가 붙을 수 있다”며 도입 근거에 대해서는 긍정적 입증을 밝혔다. 다음은 정 의장과의 일문일답.
- 전반기 연정에 대한 평가와 후반기 연정에 대한 기대는.
연정은 국내 정치사상 첫 시도로 큰 의미가 있다. 메르스 사태 대처, 생활임금 조례 등 더민주 가치를 도정에 반영한 것이 성과로 도출됐다.
그러나 누리과정 갈등, 사상 초유의 준예산 사태는 연정 추진에서 책임의 부재, 불명확한 연정 주체 등의 문제점도 노출됐다. 후반기 연정은 ‘도의회 더민주와 남경필 지사’라는 연정 주체를 명확히 전제해야 한다.
- 남 지사가 대선 출마를 고민 중이다.
남 지사가 정치인으로서 자신의 꿈에 도전하는 모습은 인정한다. 그러나 도지사로서 당선 초기 가진 마음을 끝까지 지키는 것이 도민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한다. 남 지사가 김문수 전 지사와 동일한 행보를 걷지 않길 바란다.
- 차기 사회통합부지사 임명 조건에 ‘지방선거 불출마 조건’을 주장하고 있는데.
사회통합부지사가 정치적 징검다리로 악용되면 안 되는 이유에서다. 특히 남 지사가 대선 출마를 고민 중인 탓도 있다.
더민주가 시작한 연정은 아니지만 남 지사와는 다르게 끝까지 성공적인 정신 혁신으로 완성하려는 진지한 의지를 갖고 있다는 모습을 도민에게 보여줘야 한다는 의미에서다.
- 더민주 대표단이 후반기 연정에는 남 지사 제안으로 실행된 ‘자율편성예산’을 거부할 예정인데.
결론부터 말하면 거부하는 것이 맞다. 자율편성예산은 힘 있는 몇몇 사람이 (예산을) 가져가는 구조였다. 이것보다는 연정을 통해 무상급식, 정규직 전환 등 도민 정책에 집중할 수 있는 도정 예산 편성에 집중해야 한다.
- 도의회 더민주가 청년 수당 도입을 검토 중이다.
더 많은 복지가 시행돼야 선진국으로 갈 수 있다. 시대적 흐름이다. 청년 수당의 경우 서울시와 성남시가 추진하면서 정부와 마찰을 빚고 있다.
그러나 이를 경기도에서 추진하려면 무조건적 시행보다는 지속적으로 확대 시행이 가능한지를 따져봐야 한다.
경기도의 재정 여건을 먼저 진단해야 한다는 얘기다.
누리과정과 무상급식 등 아직 풀어야 할 숙제가 도정에는 많다. 신중할 필요가 있다.
- 의장 임기 중에 꼭 이루고 싶은 것은.
지방자치와 분권 확립을 강화해 작은 지방시대를 열고 싶다. 지난 2015년 덴마크가 세계행복지수 조사에서 전 세계 나라 중 1위를 차지했다. 또 스위스, 아이슬란드, 노르웨이, 덴마크 등도 상위에 올랐다.
이들 나라는 평균 인구수가 490만명에 불과한 작은 나라다. 규모 보다는 작은 단위 즉, 지방자치 강화에 눈을 돌려야 하는 이유다.
또 도의회 기능 강화를 위해 사무처 인사권 독립, 의원 후원회와 의원보좌관제 도입, 17개 광역지방의회와 교류협력 강화 지원 등을 실현할 것이다.
- 도민과의 소통 계획은.
지난해 지방의회 최초로 경기도 31개 시·군에 지역현안을 논의할 수 있는 소통 창구인 지역상담소가 설치됐다.
그러나 홍보가 부족해 도민들이 아직 잘 모른다.
이에 지역상담소를 시민단체, 지역주민 토론, 회의공간 등 열린 공간으로 활용해 자연스럽게 도민과의 접촉면을 확대할 계획이다.
또 홈페이지 진정민원 처리 절차도 개선한다.
민원 발생 시 해당 지역 도의원과 담당직원, 민원인이 함께 현장을 찾아 해법을 찾고 무료법률상담 서비스 등을 제공해 도민 권리 구제에 도움을 줄 계획이다.
/홍성민기자 hsm@
/사진=경기도의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