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폭염이 지속되면서 학교마다 단축수업을 비롯한 개학 연기 등 대책을 내놓고 있는 가운데 정작 경기도내 학교에 학생들의 더위를 식혀 줄 에어컨이 2대당 1대꼴로 교체 시기가 지난 노후 에어컨인 것으로 드러났다.
18일 경기도교육청에 따르면 도내 유치원과 초·중·고등학교 및 특수학교에 설치된 냉난방기는 모두 16만2천832실(대)로, 평균적으로 1실(교실·교무실 등)당 냉난방기 1대가 설치,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 중 내구연한인 9년을 초과한 냉난방기(2008년 이전 설치)는 절반 가량인 7만6천781대(47%)로, 13년을 초과한 냉난방기(2004년 이전 설치)는 2만2천340대였으며, 15년을 초과한 것도 8천702대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학교급별로 초등학교(40만962대)에 노후 에어컨이 가장 많았으며, 중학교(21만691대), 고등학교(13만673대), 특수학교(269대), 유치원(186대)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정상 제품과 비교해 가동 효율성이 낮아 교실 안 온도를 낮추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거나 고장이 잦아 수리비가 많이 소요되는 등 교체가 시급한 노후 냉난방기 대다수는 천정형(6만1천71대)이었고, 중앙냉난방기(5천736대), 냉온 풍기(4천755대) 등으로 집계됐다.
수원의 한 고등학교 관계자는 “체육관에 에어컨이 있지만 워낙 오래된 것이라 온종일 틀어놓아도 시원하지 않아 체육관 사용을 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상황임에도 도교육청은 예산 부족을 이유로 노후 에어컨을 제때 교체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노후 에어컨을 사용기한에 따라 5등급(1등급·9년∼5등급·13년)으로 나눠 교체가 시급한 5등급부터 예산을 배정하고 있다.
올해 본예산과 1차 추경으로 편성한 예산 404억원으로 교체할 수 있는 에어컨은 5천여 대뿐이다.
또 2차 추경안에 5천500여대를 교체할 수 있는 469억원을 추가 반영했지만, 노후 에어컨 7만6천여대를 모두 바꾸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이에 대해 도교육청 관계자는 “학교 에어컨이 워낙 많아 한 번에 모두 교체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교체가 시급한 것부터 차례로 교체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이상훈기자 l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