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양아·이주민 등 디아스포라
이야기 전하는 장치로 확장
아트로서 활용할 요소 무궁무진
유니크함 겸비… 경쟁력 주목
“엮고 담아내는 보자기 고유의 기능은 삶의 이야기를 담는 장치로서 탁월한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그 독특한 특징은 훌륭한 예술작품으로서 세계 속에서 소통할 수 있는 보자기의 강점입니다.”
미네소타 대학교 미술대학에서 3D디자인을 가르치며 작가로도 활동하고 있는 서은경<사진>씨는 지난 2일 ‘2016 국제 보자기포럼’ 참석차 수원을 찾아 보자기를 기반으로 한 자신의 작업과 함께 예술작품으로서 보자기에 특징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서은경 작가는 커뮤니케이션의 도구로서 아트를 활용한다. 그런 의미에서 서 작가에게 물건을 담는 보자기는 추상적인 이야기를 담아낼 수 있는 가장 탁월한 소재다.
그는 “보자기는 본래 물건이나, 의식에 사용되는 제물을 덮거나 보관, 혹은 운반하는 용도로 쓰이는 물건이다. 보자기를 만드는 과정에 매력을 느낀 저는 유형의 것을 담아낸다는 보자기의 개념을 확장해 시간과 공간 사이에 저장되는 기억들을 입체적 형태에 은유적으로 담아내는 작업을 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개인적인 기억을 담아내는 것에서 시작한 그의 작업은 입양아, 이주민 등 고국을 떠나 타지에 머무는 사람들의 이야기로 확장됐다.
그는 “몇 년전부터 디아스포라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보자기를 통해 표현, 제례의식처럼 소중하고 특별한 이야기를 담는다는 의미에서 보자기를 통해 그들의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의 작업을 살펴보면, 입체적으로 구성한 보자기에 사진을 덧붙여 작품 속 이야기를 극대화 시킨다. 소재나 엮어내는 작업 방식은 보자기의 본래의 특징을 따르지만 구조감이 더해진 그의 작품은 보편성을 갖췄다.
그는 “2차원적이라는 패치워크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구조감이 있는 소재인 옥사로 작업을 한다. 섬유아트가 가져야 하는 기본적인 덕목을 바탕으로, 규모, 구조감을 강화해 보자기가 예술작품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시도를 계속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끝으로 그는 보자기의 강점에 대해 ‘유동성’이라고 밝히며 “누구나 하나쯤 가지고 있는 보자기는 일상적이고 접근하기 편하기 때문에 어떤 이야기든 퍼즐처럼 담을 수 있다. 따라서 아트로서 활용할 수 있는 요소가 무궁무진할 뿐 아니라 추상적인 이야기를 담아낼 수 있다는 점에서 유니크함을 겸비, 세계 속에서 주목받을 수 있는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민경화기자 mk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