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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시가 제안한 ‘평화의 소녀상’ 독일에 건립된다

염태영 시장 “지난달 獨 프라이부르크시와 최종 합의”
유럽 최초로 12월 10일 세계인권선언 기념일에 설치
민간교류 아닌 지방외교 성과… “유럽내 확산 기대”

“오늘은 아주 특별한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여러분! 시청 앞 올림픽공원에 시민의 손으로 건립된 ‘평화의 소녀상’이 갖고 있는 각각의 의미를 알고 계신가요?”

염태영 수원시장은 지난 2일 월례회의에서 공무원들에게 이렇게 말문을 열었다.

강제로 끌려가 태어나고 자란 조국과의 단절을 담은 ‘뜯겨진 머리카락’, 일본의 사과와 반성 없이 지나온 세월에 대한 할머니의 원망과 한이 어린 시간의 그림자를 형상화한 ‘할머니의 그림자’, ‘꼭 쥔 두손’, ‘어깨위의 새’, ‘땅에 딛지 못한 맨발’, 환생을 의미하는 ‘하얀나비’ 그리고 ‘빈 의자’까지 ‘평화의 소녀상’이 갖고 있는 의미를 직접 설명한 염 시장은 일본 정부와의 위안부 합의안 발표를 강하게 비난했다.

염 시장은 “일방적인 합의안 발표 이후 일본 각료 일부는 일본대사관 앞의 소녀상 철거를 집요하게 요구하고, 치유금이라는 애매한 명목의 돈 10억엔을 송부한 후 책무를 다했다고 주장하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면서 “참혹한 인권유린에 대한 진정한 사과 없는 일본과 합의가 최선이었다고 강조하는 강요된 화해는 할머님들께 또 한번의 상처를 주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염 시장은 “지난달 31일 잘로먼 시장과 전화통화를 통해 평화의 소녀상 설치장소와 건립 시기 등에 최종적으로 합의했다”며 “앞으로 어떤 위기가 오더라도 우리 수원시와 시민의 힘으로 평화의 소녀상을 제작해 독일 프라이부르크시에 건립될 수 있도록 모두의 힘을 모아달라”고 당부했다.

수원시는 5일 독일 프라이부르크시에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기리는 ‘평화의 소녀상’이 제68주년 세계인권선언 기념일인 오는 12월 10일 설치된다고 밝혔다.

수원시와 국제자매관계인 독일 프라이부르크시 디터 잘로먼(Dietor Salomon) 시장이 지난 7월 1일 수원시에 보내온 친서에서 “저는 자유의 상징이자 특히 여성에 대한 폭력을 근절하자는 의미에서 수원시장의 ‘평화의 소녀상’ 건립 제안을 기꺼이 받아들이고자 합니다”라고 밝혔다.

일본처럼 제2차 세계대전을 일으킨 전범국가지만 전쟁에 대한 반성과 사죄를 끊임없이 하는 ‘사죄의 모범국’ 독일의 도시답게 프라이부르크시는 일본이 일으킨 제국주의 전쟁의 피해자를 기리자는 수원시의 요청을 기꺼이 받아들였다.

평화의 소녀상은 프라이부르크 시내 중심부에 있는 중앙정원(슈타트가르텐)에 건립될 예정이며, 건립 시기도 평화·인권·역사의 상징인 ‘위안부’ 할머니들에 대한 기억을 되새기는 의미에서 12월 10일 세계인권선언기념일에 맞추기로 했다.

수원시는 소녀상 건립위원회를 구성, 수원 월드컵공원 내 평화의 소녀상과 같은 모습의 소녀상을 시민 성금으로 만든 뒤 10월 초 운송식을 열고 곧바로 프라이부르크에 보낼 예정이다.

유럽에서 처음으로 독일 프라이부르크에 평화의 소녀상을 건립하기로 한 것은 수원시와 프라이부르크시간 지방외교의 성과로 풀이된다.

수원시 관계자는 “독일 프라이부르크시 ‘평화의 소녀상’ 건립은 일본과 같은 제2차 세계대전 전범국가인 독일에 건립된다는 점과 그간 해외에서 진행된 민간교류 방식이 아닌 두 나라 지방정부 간 공식협의로 진행된다는데 특별한 의미가 있다”면서 “유럽내 다른 국가로도 평화의 소녀상 건립이 확산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유진상·이상훈기자 yj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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