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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의 미학으로 탄생 은은한 색상, 수줍게 피어오르자… “원더풀” 탄성

 

지난 2일 수원 행궁재갤러리서
한국 전통 염색 워크숍 열려
미국·영국·호주 등서 8명 참여

은근한 오방색에 신기한듯 귀쫑긋
체험 끝나자 염료 등 질문 세례
“수원 화성 풍경과 조화 아름답다”


외국인 전통 염색체험

한국의 전통색은 동양 음양오행사상에 바탕을 둔 오방정색(五方正色)을 상징한다. 오행의 각 기운과 직결된 청(靑), 적(赤), 황(黃), 백(白), 흑(黑)의 다섯 가지 기본색으로 이뤄진 오방정색은 각각의 색마다 의미와 기능을 가지고 있다. 한국 전통 염색은 백색을 제외한 네가지 색을 자연에서 얻어진 재료로 염색, 조상들의 혼이 담겨있을 뿐 아니라 최근에는 건강에 좋다고 해 사람들이 선호하기도 한다.전통 염색의 가장 큰 특징은 아름다운 색상이다. 소목으로 물들인 적색은 부드러우면서도 은은한 색으로 재탄생, 보고 있으면 자연스럽게 기분이 좋아진다. 황색도 마찬가지다. 황련으로 색을 낸 황색은 왕의 옷에 썼을 만큼 고급스러운 노란색을 뽐내며 행복과 즐거움을 준다.


 

 

 

지난 2일 수원 행궁이 내려다 보이는 행궁재갤러리에서는 ‘2016 국제 보자기 포럼’ 참석차 한국을 찾은 외국인들과 함께하는 한국 전통 염색 워크숍이 열렸다.

미국, 영국, 멕시코, 호주 등에서 온 8명의 외국인은 한국 전통 염색을 체험하기 위해 행궁재갤러리에 모였다. 포럼에 참석하기 위해 방문한 호놀룰루 미술관 텍스타일 큐레이터인 사라 오카를 비롯해 지난번 제주도에서 열렸던 보자기 포럼에 이어 두번째로 한국에 방문한 미국인 산드라까지, 한국의 전통 문화를 체험하기 위해 수원을 찾은 이들은 특히 한국의 색에 대한 특별한 관심을 보였다.

워크숍은 행궁재갤러리 장혜홍 관장의 지도하에 이뤄졌다. 체험에 앞서 한국의 오방색에 대해 설명하자 색의 경계가 뚜렷한 서양에 비해 은근하고 신비로운 한국의 색에 대해 신기하다는 반응이다.

멕시코에서 온 루시는 “빨간색이라는 이름은 같지만 각각의 상황마다 다른 느낌의 붉은 색이 나오는 것이 아름답다. 특히 왕이 쓰는 황색 등 색마다 의미를 부여해 한국적인 정서를 담고 있어 이색적이다”라고 말했다.

염색에 사용하는 재료에도 이목이 집중됐다. 나무인 소목, 식물의 뿌리인 황련까지 자연에서 얻을 수 있는 다양한 소재가 아름다운 색으로 재탄생한다는 것에 관심을 보인 이들은 재료를 어디서 구할 수 있냐는 문의가 이어지기도 했다.

짧은 시간에 염색을 완성해야 하는 여건상 전통 염색의 핵심만을 체험한 이날 워크숍은 미리 준비된 염액에 실크천을 담가 함께 염색하는 시간을 가졌다. 장혜홍 관장이 “전통 염색의 핵심은 정성이다. 중불에 올린 염액에 천을 완전히 잠기게 한 다음 30분가량 계속 주물러 줘야 한다. 특히 백조가 물위를 걷듯 부드럽고 정성스럽게 주무르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말하며 시연하자, 일제히 장혜홍 관장의 손놀림에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이윽고 직접 염색을 체험하는 시간이 이어졌다. 이날은 적색과 자주색, 황색을 준비해 자신이 좋아하는 색을 염색하도록 했다. 특히 인기가 많은 것은 황색이었다. 미국인 산드라는 “평소에도 노란색을 좋아하기도 하지만 왕이 썼던 색이라는 설명에 관심이 갔다”고 미소지었다.

다같이 염액에 손을 넣고 천을 주무르며 정성을 다하는 모습이었다. 30분가량 공들여 천을 주무른 뒤 깨끗한 물에 천을 헹궈 염색된 천을 보자 연신 아름답다는 말을 내뱉었고 예쁘게 염색된 형형색색의 천이 빨랫줄에 걸리자 함께 사진을 찍기에 여념이 없었다.

호놀룰루 미술관 큐레이터 사라 오카는 “하와이에도 카파(kapa)라는 전통 염색이 있다. 자연물을 이용해 색을 내는 것이 한국의 전통 염색과 유사하지만 한국의 특징은 각각의 색마다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이번 전통 염색 체험을 통해 한국의 문화에 대해 잘 알 수 있어 기쁘다”고 밝혔다.

체험이 끝난 뒤에도 참가자들 모두 염색의 재료와 색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하며 직접 천과 염료를 사가기도 했다. 빨랫줄에 걸어둔 천이 다 마르자 각자 자신이 염색한 스카프를 두르고 사진을 찍으며 한국에서의 추억을 담았다.

호주에서 온 메리안은 “수원 화성의 풍경과 한국 전통색의 조화가 너무 아름답다. 오늘 경험한 전통 염색 체험을 친구들에게 꼭 알려주고 싶다.”고 미소지었다.

 

한국 전통 염색의 정의

1. 전통적으로 사용된 색명을 규명(究明)해 사라져 버린 색명을 찾고 그 색채를 재현해 현대에서 사용할 수 있게 할 뿐만 아니라, 우리 나라의 아름다운 색문화를 계승 발전시켜 세계속의 색문화가 될 수 있도록 한다.

2. 한국전통염색은 염료가 고가이기 때문에 제도적으로 나라에서 주관해 염색한 궁중염색으로 그중에서 서민들이 일상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를 가지고 계승한 것이 오늘날 한국은 천연염색, 일본에서 자연염색으로 본다.

3. 단색성과 다색성으로 오늘날 한약재의 재료가 되는 염료는 자연스럽고 아름다운 깊은 색으로 염색 되며 환경친화적이고 인체에 해가 되지 않는다.



 

한국 전통 염색 종류


1700-1800년대 고서인 임원십육지, 규합총서에는 총 43색이 50가지 염색방법으로 32종 식물과 11종의 매염제를 사용한 기록이 있다.

색명(色名)과 염색법이 정확하게 표기된 색을 채택, 각종 문헌에 나타난 재료와 분량, 염색법에 의해 전통염색을 재현해 염색천을 만든다.

적색계 염물은 소방목·강색·목홍색·홍화(잇꽃)·소홍색·자색 염색이 있으며 황색계 염물은 담황색·치자나무·황련 염색이 있다. 끝으로 녹색계 염물은 녹색·유록색 염색이 있다.

소방목 염색은 소목(蘇木)이라고도 불렸으며 수입초기인 삼국시대에는 소방목(蘇方木)이라 불린 재료로 색을 낸다. 홍색 계통을 많이 사용한 조선시대에는 심재가 붉어 단목이라고도 했으며 강색 염색, 목홍색 염색에 쓰였다. 자주색계에는 자색 염색이 있다. 소방목과 자초의 복합염으로 자색을 물들이며 ‘임원경제지’에는 소방목물로 드리고 청반물에 담궈 매염하면 어두운 자색을 얻을 수 있다고 했다.

황색계의 황련 염색은 전통색인 지황색을 낼 수 있다. 매염 없이도 깊이 있는 지황색을 얻을수 있으나 매염해도 색의 변화가 거의 없으며 명반매염으로 선황색 색조가 오히려 엷어지는 경향으로 차색 빛을 띤 황색으로 들여진다.

녹색계에는 유록색 염색이 있는데, 수양버들 같은 녹색을 말한다. 밤나무의 중간 껍질 쑥잿물에 달여 세 번 물들이면 부드러운 갈색(중간차색)이 되고 쑥잿물을 매염제로 하면 버들잎 같은 유록색이 되는데 색이 마음에 들 때까지 3-5회 염색한다.



 

한국 전통 염색 제작과정


1.염재는 염물의 동량의 천을 준비한다.

2. 염재의 10배의 물을 준비해 3번 나눠 넣는다.

3. 중불로 20분간 끓인다. 끓기 시작하면 약한 불

로 줄여 10분간 더 끓인다.

4. 체로 걸러낸다. 같은 방법으로 2, 3차 재탕해

한 곳에 모은다.

5. 넓은 그릇에 염액을 넣고 염물을 중불(60도)로

30분간 주물거리며 염색을 한다.

(견뢰도를 높이는 가장 중요한 방법이다.)

6. 5번과 같은 방법으로 9번 염색하면 한국 전통

색인 강색이 되며 여기에 철장액(녹슨철을 식

초에 넣어 5일 후에 체에 걸러 사용) 매염을

하면 자색을 얻을 수 있다.

7.염색 후 맑은 물에 6~7회 헹궈 통풍이 잘

되는 그늘에 잘 펴서 말린다.

/민경화기자 m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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