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호남차별” 언급 사과
대선 앞두고 서진정책 포석
더민주 “더는 여당 탓 안해”
야권 지지층에 사죄 메시지
국민의당 “공천서 소수자 불리”
장애인 배려 소홀 비판 차단
여야 3당이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공통적으로 사과와 반성의 목소리를 내 주목된다.
20대 국회 첫 정기국회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자성으로 시작한 것이다.
이는 본격적인 대통령선거 정국을 앞두고 겸허하고 낮은 자세를 보여 지지층을 결집시키거나 외연을 확대하려는 제스처로 해석되고 있다.
‘사과 정치’의 서막은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가 열었다.
이 대표는 지난 5일 교섭단체 연설 데뷔전에서 과거 보수 정치 세력이 호남을 차별했다고 언급하면서 사과했다.
또 김대중 전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적극적으로 협조하지 못하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탄핵한 것 역시 ‘과오’였다고 술회하면서 또 한 번 고개를 숙였다.
새누리당과 그 전신 정당에서 당 대표가 호남 차별을 직접 언급하며 사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어서 더욱 눈길을 끌었다.
보수 정당의 첫 호남 출생 대표로 내년 대선을 앞두고 ‘서진정책’의 포석으로 풀이됐다.
추 대표도 6일 교섭단체 대표연설 데뷔전에서 사죄의 목소리를 냈다.
추 대표는 세월호 사고 피해자,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시위 도중 중상을 입은 농민운동가 백남기 씨 등을 거론하면서 “국민 여러분께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또 “야당은 그동안 이분들의 고통과 슬픔을 충분히 함께하지 못했다”면서 “더는 여당만의 책임이라고 떠넘기지 않겠다”며 고개를 숙였다.
자성으로 몸을 낮췄지만 이른바 ‘반대 진영’에 사과했던 이 대표와 달리 추 대표는 ‘지지층’을 향해 메시지를 던졌다.
추 대표가 사과한 대상은 모두 야권이 ‘대여 공격’의 포인트로 삼는 이슈들의 피해자다.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도 7일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사과로 시작했다.
박 원내대표는 지난 20대 총선 공천에서 장애인을 비례대표 당선권에 공천하지 않음으로써 장애인 의원을 배출하지 못한 데 대해 사과했다.
그는 “장애인 비례대표 의원이 있는 것과 없는 것의 차이가 얼마나 큰 지 이 자리에 계신 여러분은 잘 알 것”이라며 “국민의당부터 반성하겠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국민의당이 대선을 앞두고 장애인과 같은 소수 약자에 대한 배려가 부족했다는 비판이 나올 가능성을 미리 경계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임춘원기자 lc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