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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유산여행]500년 전통, 양동마을을 찾아서(2)

 

 

 

양동마을은 2010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되었다.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이후 많은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는 명소로, 가을이면 단풍과 어우러진 한옥의 모습이 더욱 멋을 풍긴다. 양동마을을 찾는 사람들이 반드시 들리는 곳은 지난 여행에서 만났던 관가정과 향단, 그리고 오늘 여행을 떠나게 될 무첨당과 서백당이다.

양동마을에서는 여행하는 방법으로 6개의 코스를 소개하고 있다. 그 중 관가정과 향단은 향단코스에, 무첨당은 물봉골 코스, 서백당은 내곡 코스에 속해있다. 하지만 꼭 소개하는 코스대로 양동마을을 여행할 필요는 없다. 그저 눈길 닿는 데로, 발길 닿는 데로 거닐다보면 다 만나게 된다.

먼저 서백당으로 발길을 돌려보자. 서백당은 조금은 찾기 어려운 안쪽 안골에 자리하고 있다. 집으로 들어서면 마당 한 켠에 500년 넘은 향나무가 눈에 들어오는데 이 향나무는 양민공 손소가 심었다고 전해지고 있다. 이 집을 지은 이도 손소이다. 양민공 손소는 세조 때 과거에 급제한 인물로 처가를 따라 양동마을에 정착했으며, 손소가 이 집을 지은 시기는 성종 15년이다.

서백당은 사람이 계속 살고 있는 집으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집 가운데 하나다. 사람이 계속 살고 있다는 것은 그 집에 생명력을 연장시키는 일이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보면 그 집에 사는 사람들의 취향과 편의에 맞춰 계속해서 변형이 가해진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서백당은 그러한 변화 속에 생명력을 유지해 나가고 있는 집이다.

이 서백당은 재미있는 일화가 하나 전해 내려오는데 이 집을 지을 당시 지관이 이 집에서는 세 명의 위대한 현인이 태어난다고 예언을 했다. 첫 번째 현인은 이언적이다. 이언적은 종묘와 문묘에 배향된 조선 성리학의 태두로 추앙받고 있는 인물이다. 두 번째 현인은 우재 손중돈이다. 손중돈은 성종대에 과거에 급제하여 중종 대에 도승지와 대사헌을 수차례 지낸 인물로 중종 때 청백리에 선정된 인물이다. 세 번째 현인은 아쉽게도 아직 태어나지 않았다. 세 번째 현인은 언제 태어날지 사뭇 궁금하고 기다려진다.

다음은 무첨당으로 발길을 돌려보자. 보물 411호인 무첨당은 여강 이씨들이 대종가를 구성하고 있는 건물들 중 별당건물이다. 대개의 별당 건물이 눈에 잘 안 띄는 곳에 자리하는데 반해 무첨당은 대문 옆에 자리하고 있다. 무첨당은 제사를 지내거나 문중에 중요한 일이 있을 때 사용되는 곳이다. 무첨당에는 흥선대원군이 집권하기 전에 이곳을 방문해서 썼다는 ‘좌해금서(左海琴書)’라는 현판이 걸려 있다. 좌해금서란 ‘영남의 풍류와 학문이 여기 다 모였다’는 의미로 대쪽으로 쓴 글씨이다.

무첨당을 내려와 사람들의 시선을 피해 조용한 곳에 자리한 강학당으로 자리를 옮겨보자. 강학당은 여강 이씨 문중의 서당으로 울창한 숲에 자리하고 있다. 고종 4년에 세워진 건물로 월성 손씨 서당인 안락정과 함께 마을을 대표하는 서당이다. 공부를 하는 곳이니만큼 대문과 담장이 없어 소박하고 앞마당에서는 마을의 전경을 감상할 수 있다.

강학당은 대청 좌우로 훈장의 방인 명리재와 학생들이 공부하는 방인 관선요가 자리하고 있다. 건물의 끝에는 장판각이 있는데 이는 문집 판각을 보관하는 곳이다. 강학당 주변에는 행랑채 고직사가 별도로 자리하고 있는데 고직사는 공부하는 일을 뒷바라지 하던 곳이다.

양동마을은 이외에도 500년 전통마을답게 두곡고택, 근암고택 등 고택들이 즐비하다. 그래서 대충 둘러보면 비슷비슷한 집들로만 보이게 되는데 양동마을을 좀 더 즐겁게 감상하기 위한 Tip을 드리자면 고샅이다. 고샅은 집으로 들어가는 좁은 골목길로 주인의 성향과 정서가 반영되어 있다. 양동마을도 집집마다 들어가는 작은 골목길들을 만나게 되는데, 이 고샅을 감상하면서 양동마을을 여행한다면 좀 더 색다른 여행이 될 것이다.

가을은 사진을 찍기 참 좋은 계절이다. 500년 전통마을에서 고샅의 특징을 살린 한옥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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