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도 경제성장 속에 바쁜 일상을 보내야 하는 부모들은 자신의 아이와 마주하며 함께 마음을 나눌 시간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그 죄책감에 아이가 원하는 대로 해주거나 혹은 아이에게 집착하게 되고, 이런 잘못된 애착은 아이들의 건강한 발달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이스턴주립병원 청소년과장, 강북삼성병원 원장, 사회정신건강연구소 소장 등을 역임하고 현재 세로토닌문화원 원장을 맡고 있는 정신과 의사 이시형은 아이들 스스로 자신의 길을 찾아나갈 수 있는 자기조절력을 기르도록 부모가 도와야 한다고 밝힌다. ‘부모라면 자기 조절력부터’는 근래 수십 년간 이상적 육아로 여겨져 온 허용적 애정과잉 양육의 착오를 뇌과학에 근거하여 설명하면서, 그런 아이 중심 양육이 어떻게 자기조절력 결핍을 만들었고, 그 결과 어떤 심각한 결과들이 생겨나고 있는지를 자세한 예시를 통해 설명하고 있다.
뇌에 대한 이론에 기반하고 있지만 딱딱한 과학책이 아니라 이야기책처럼 쉽게 이해되도록 쓰여 있다.
우리 뇌에서 지각, 감정과 기억, 그리고 논리적 사고와 판단을 하는 부위들이 어떻게 서로 연결되어 상호작용을 하는지 그리고 자기조절력 중추인 전전두엽의 중요성에 대한 설명이 흥미롭게 전개된다.
이 책을 읽다 보면 아이를 지성과 감성이 조화를 이룬 ‘인간력’이 튼튼한 사람으로 성장시키려면 왜 자기조절력이 최우선적인 요건인지를, 그리고 어린 시절의 양육이 자기조절력의 발달에 얼마나 결정적인 영향을 끼치는지에 고개를 끄덕이게 될 것이다. 이에 더해 자기조절력의 결핍이 아이들에게 어떤 양상으로 나타나는지 구체적인 사례들로 설명하고 있어, 아이를 잘 관찰하면서 이제까지의 양육 방식을 점검해볼 기회를 갖게 될 것이다.
/민경화기자 mk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