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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두의 시선]‘인문학도시 수원’ 세계에 알리다

 

 

 

가을은 사색의 계절이라 하지만 세상이 어수선하다. 10월의 마지막 밤이라도 좋다.

휴먼 인문학도시 수원에서 ‘제4회 세계인문학포럼’이 10월27~29일까지 3일간 아주대학교, 경기도문화의전당, 수원SK아트리움에서 성황리에 열렸다. 수원시가 교육부, 유네스코, 경기도와 공동 주최하는 이번 포럼은 세계적인 인문학 석학들의 강연은 물론 ‘인문학도시 수원’에 걸맞은 의미깊은 행사였다. 수원이 인문학도시임을 세계에 알리는 측면도 있지만 사람이 반가운 휴먼도시의 위상은 평소 염태영 수원시장의 철학에 맞게 많은 시민들에게 아름다운 기억으로 자리매김하기에 충분했다.

개회식에는 수원시장을 비롯한 이영 교육부차관, 조무제 한국연구재단 이사장 등이 참석했고, 철학자이자 작가로 칼럼니스트로 길을 걸어온 로제 폴 드루와와 그의 아내인 저널리스트 모니크 아트랑을 비롯해 83명의 석학들이 자리해 ‘희망, 사람됨의 새로운 길’을 주제로 기조강연이 시작됐다. 일본 나라대학에서 정신분석학자인 가즈시게 신구는 ‘희망이라는 이름의 가장 먼 과거’ 등을 인문학에서 찾았고, 이밖에도 다양한 세션들로 마련돼 시민들의 열기를 뜨겁게 달구었다.

28일에는 독일 뷔르츠 부르크대학 칼 메르텐스 교수의 사회적인 관점인 익명적 사회질서로부터 개인적 사회적 자각으로 강연도 영혼을 뒤흔든 자리였다.

참가자들의 화성행궁투어는 세계문화유산인 수원 화성이 정조대왕의 효정신세계와 철학이 펼쳐진 기억의 재생으로 수원을 찾는 또 다른 맛깔스러운 인상을 담아냈다.

기조강연 마지막일인 서울대 조동일 교수의 인문교육과 희망의 인문학은 한국통사를 저술한 석학답게 인문학과 인간의 관계학적인 성찰과 사색을 이끌었다. 조동일 교수는 인문학 교육의 진정성과 중요성을 바탕으로 시급한 제도적인 장치를 강조했다. 조 교수는 인문학적인 사고는 역사에서 시작된다며 우리시대의 올바른 역사교육의 문제점과 중요성을 강조했다. 전통과 사상이 변화를 이뤄가는 데는 일정한 시간이 필요하지만 청소년과 젊은 세대들이 삶과 성찰의 새로운 틀을 가지고 발견하는 지혜를 갖도록 하는게 인문학 교육의 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강연에 나선 공통적인 답은 창의성은 곧 비판에서부터 나오고 어느 한 작품을 이해하는데 그치지 말고 다양한 접근의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이번 발표와 토론문에서 인상이 깊었던 것은 성과 사회와 피로사회, 소비사회와 환경문제, 세계화와 새로운 자본주의, 자유실현의 새 패러다임, 인공지능기술의 토대와 본성, 인공지능 기술의 문화적 파장, 개인주의와 공동체의식, 자본과 공공성, 인문교육과 인문학, 정전과 인간상 정립, 동서인문교육의 전통, 현대 인문교육과 희망의 인문학 등이다. 특히 정조의 꿈과 다산의 인문정신, 수원 화성의 인문학적 의의와 미래지향적 함의, 장소체험을 통한 인문학적 가치의 회복, 대안운동으로서 수원시 마을 만들기 운동, 토론이 시선을 끌어모았다.

인문학의 정신은 우리가 사는 미래의 연속성이다. 따스한 휴먼도시의 수원에서 세계적인 인문학자들과 질문과 답으로 지혜의 샘을 키운 제4회 셰계인문학포럼은 논쟁과 주제의식이 명확한 프로그램의 일정에 박수를 보낸다. 역사를 알아야 새로운 모델을 찾을 수 있고, 철학을 하면 명료한 사고를 할 수 있다. 인문학의 궁극적인 것은 자기성찰이고, 그것은 눈부신 어둠을 깊게 들여다보는 촉수를 가진 자의 것이다.

끊임없는 침묵 속으로, 깊은 어둠속으로 들어가 자신의 뿌리를 돌보는 시간, 그 시간들이 우리들의 삶을 거듭나게 할 것임이 분명하다.

언어는 신성이 내는 소리와 같다. 시대의 그림자들이 우리를 보고 있다. 완벽할 수 없는 우리 인간은 잊힘이 있기에 오늘도 완벽함을 꿈꿀 수 있지 않은가, 고은 시인과 함께하는 문학인의 밤도 시의 향기로 가득했었고, 뮤지컬 정조대왕의 꿈을 통해 효의 도시 수원과 정조대왕을 새롭게 조명해 보는 눈을 갖게 했다.

수원에서 열린 세계인문학포럼이 인문도시 수원의 화성성곽을 환하게 밝혀주기에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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