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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가 이 모양인데…” 도내 음식점 송년회 예약 ‘행방불명’

청탁금지법 시행·최순실 사태·AI 발병 영향
“연말 예약 지난해 절반도 안돼” 업주들 ‘한숨’
관가·언론계 몸 사리고 기업체 기피현상 뚜렷

“송년회요? 청탁금지법에다 최순실 사태까지 이런 시국에 누가 모여서 떠들며 밥먹고 술먹습니까?”

수원 인계동에서 수십년간 N음식점을 운영해 온 K 대표는 ‘송년회 예약 등 요즘 손님이 많이 오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손사래를 치며 이같이 토로했다.

지난 9월말 청탁금지법 시행에 이어 최근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발생까지 겹치면서 경기도내 중소 음식점들은 사실상 ‘개점 휴업 상태’나 마찬가지일 정도로 매출에 큰 타격을 입고 있다.

27일 통계청과 도내 음식점에 따르면 부정청탁금지법 시행 등으로 올해 음식점업 경기가 5년 만에 최악의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집계됐다.

통계청이 발표한 9월 일반 음식점업의 서비스업 생산지수는 85.2로, 2011년 83.9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갈수록 심화되는 국정 사태에 AI까지 경기지역 등으로 확산되면서 한해의 마지막 달을 앞두고 있는 도내 음식점들은 지난해 절반도 못 미치는 송년회 예약 등에 한 숨은 더욱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용인 소재 A정육식당의 경우, 지난해 12월만 해도 송년회 등으로 예약이 다 찼지만, 올해는 절반 수준으로 급감했다.

수원 소재 B한정식집도 상황은 마찬가지로 공무원과 언론인들이 자주 드나들던 이 곳은 올해 지난해 예약 건수의 20~30%에 불과할 정도로 상황이 악화됐다.

A음식점 L 사장은 “지난해 이맘 때 송년회 예약하는 손님들로 자리가 없을 정도였는데, 올해는 절반도 되지 않는다”며 청탁금지법 적용 대상이 아닌 일반 기업체들도 시국이 이렇다 보니 예약을 거의 하지 않고 있어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고 울상지었다.

B한정식 K 사장도 “청탁금지법 적용 대상인 공무원과 언론인들이 법 시행 후 거의 음식점을 찾지 않고 있는데, 송년회는 말할 것도 없지 않느냐”며 “말그대로 손가락만 빨고 있는 상태”라고 전했다.

특히 AI 확산으로 불안감이 고조되면서 오리와 닭을 취급하는 음식점들은 더욱 어려운 상황에 몰리고 있다.

안양역 소재 C오리집 사장은 “이번에 국내에서 처음 검출된 AI가 과거 중국에서는 사람에게 옮기고 사망에까지 이르게 했던 소식이 들리면서 손님들이 더욱 기피하고 있다”며 “75도 이상에서 5분만 가열하면 안전하다는 보건당국 등의 해명도 무용지물”이라고 말했다.

공직사회나 언론기관 등에서도 청탁금지법에다 최순실 사태 등으로 사회마저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공식적인 모임을 피하고 가족이나 친구 등 개인적인 모임으로 갈음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도내 지자체 한 공무원은 “아직 송년회 모임 일정을 잡은 것은 없다”며 “송년회를 하더라도 사회 분위기 등을 고려해 간소하게 하거나 비공식적, 개인적으로 하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김장선·손정은기자 sonj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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