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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틀리에 들어서면 밀레의 예술적 영감과 마주친다

19세기 루소·밀레 콜레라 피해 머물며
‘바르비종 파’의 근거지가 된 장소
밀레의 아틀리에, 작업실 등 3개 방 구성
아담한 정원·검소한 모습 그대로 간직

 

테마여행가가 들려주는 프랑스 화가의 마을 ‘바르비종’(Barbizon)

파리에서 남쪽으로 1시간 가량 걸리는 ‘퐁텐블로 궁전’에서 숲을 끼고 약 10km 정도 떨어져 있는 작은 시골마을 바르비종은 19세기 중반, 당시 유행하던 전염병인 콜레라를 피해 파리를 떠나 가족들과 함께 이 곳으로 온 화가 루소(Theodore Rousseau)와 밀레(Jean-Francois Millet)에 의해 근대 미술사에 큰 획을 그은 바르비종 파의 근거지가 됐다. 바르비종 파는 직접 야외에 나가 대 자연 속에서 풍경화를 그렸던 프랑스의 근대 풍경화가들의 그룹으로 프랑스의 유명한 화가 루소와 밀레 등이 그 중심 축을 이뤘다. 이들의 아지트였던 ‘간느 여인숙(Auberge Ganne)’에 머물면서 매일 아침 도구를 챙겨서 가까운 퐁텐블로 숲에서 스케치를 하고, 밤이면 열정적으로 토론을 벌이기도 했으며 현재는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예술가의 마을이 됐다.

전원 속 한가로운 바르비종 마을

프랑스는 80% 이상이 낮은 구릉 지대와 평야로 이뤄져 있기 때문에 어디에서나 땅과 하늘이 만나는 지평선을 볼 수 있다. 파리 근교에서 지평선과 산악이 갖는 아름다움을 느껴보기 위해서는 ‘바르비종’ 이 제격이다.

바르비종은 이제 너무나 관광지화돼 있어 옛날 화가들이 사랑했던 그 모습은 많이 퇴색됐지만, 마을 근처의 황금빛 보리밭이나 울창한 숲은 당시 화가들이 사랑했던 그 모습으로 남아 있어 호젓하게 여유로운 자연 풍광을 즐길 수 있다. 왕과 귀족들의 사냥터로 이용됐던 ‘퐁텐블로’ 숲은 수백 년 동안 잘 보존돼서 빽빽하게 들어선 나무들이 내뿜는 신선한 공기를 호흡하는 것도 상쾌하다.

 

 

 



밀레의 아틀리에(Atelier de Jean-Francois Millet)

조그만 정원과 단순하고 검소한 모습으로 방문객들을 맞이한다. ‘밀레의 아틀리에’는 3개의 방으로 이뤄져 있는데, 첫 번째 방은 ‘밀레’가 작업실로 사용하던 방으로 이젤 상단부에 보이는 작은 모형 배는 자신의 고향을 그리워하며 향수에 젖곤 했던 소품이다.

노르망디 지방의 ‘셰르부르의 우산’으로 유명한, ‘셰르부르(Cherbourg)’ 옆의 작은 시골 바닷가 마을 ‘그래빌(Greville-Hague)’에서의 즐거웠던 어린 시절을 떠올리며, 작업하는 모습을 상상해 보는 것도 흥미진진한 일이다.

‘만종’, ‘이삭줍기’, ‘괭이에 기댄 사람’, ‘오줌싸개’ 등등의 작품을 에칭 판화로 제작한 것들이 보이고, ‘바르비종 파’의 ‘테오도르 루소’, ‘샤를 자크’를 비롯한 화가들의 작품이 전시돼 있다.

두 번째 방은 가족식당으로 사용됐 곳으로, ‘밀레’ 가족의 사진, 드로잉, ‘밀레’가 사용하던 팔레트, ‘테오도르 루소’의 팔레트 등이 진열돼 있다. 노동의 숭고함과 대지의 아름다움을 묘사한 ‘밀레’의 자질구레한 소품들을 구경할 수 있는 곳으로, 대부분의 작품들은 유명 박물관에 소장돼 있다.

밀레를 멘토로 삼았던 천재화가 ‘반 고흐’가 모작한 것들과 밀레의 작품을 비교할 수 있도록 준비된 스크랩을 보면 재미난 것을 발견할 수 있는데, ‘반 고흐’는 밀레의 작품 속의 인물들 자세를 의도적으로 뒤바꿔 그렸다.

세 번째 방은 세계 각국에서 열렸던 포스터나 신문 기사 등 여러 가지 잡다한 자료들이 전시돼 있고, 김종필 전총리가 방문했을 당시의 사진과 서울에서 특별기획 전시회를 소개하는 포스터도 보인다.

매년 ‘바르비종 학파’에서 발굴하는 신인작가들의 작품과 밀레의 작품을 동판화로 제작한 것들을 구입할 수 있다.

 

 

 



밀레의 작품세계

고단한 삶에서 진정한 자유와 위로를 신앙에서 찾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자 노력했던 ‘밀레’의 대표적인 작품을 몇 가지 살펴보면, ‘이삭줍기’는 지평선이 이삭을 줍는 가난한 여인들의 허리 위에 위치하고 있어서, 그들이 뛰어넘을 수 없는 신분의 엄격함과 가난의 혹독함을 상징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묵묵히 이삭을 줍는 표정에서 농부들의 순종과 소박함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땅의 정직성과 노동을 통한 결실의 성과로 어떠한 정치적 이념보다도 가장 순수한 삶의 모습을 표현하고자 했으며, 노동을 통해 삶을 꾸려 나가는 세 여인의 모습이 경건하고도 존엄하게 보이는 이유는 지평선이 있기 때문이다. ‘괭이에 기댄 사람’ 에서는 지평선을 뚫고 대지에서 힘겹게 일어서는 남자의 모습이 묘사됐다.

노동으로 지친 몸을 괭이에 의지해 몸을 일으켜 세우고 휴식을 취하는 남자의 모습에서 거대한 거인처럼 크게 보이도록 묘사, 인간의 역사 속에서 노동을 통해 한계를 극복하는 모습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만종’과 ‘양치기 소녀’ 에서는 인간의 의지보다 더욱 중요한 신앙의 힘을 보여주고 있다.

‘괭이에 기댄 사람’은 스스로의 의지로 노동의 고단함을 쉬기 위해 몸을 일으켜서 지평선을 힘겹게 뚫고 있지만, ‘만종’과 ‘양치기 소녀’에서는 신앙에 의해 경건한 모습으로 하루 일과를 마치며 저 멀리에서 들리는 교회의 종소리에 자신을 낮추고, 모든 것을 잊고 오로지 신에게 머리 숙이기 위해 지평선을 뚫고 일어서 있다.

 

 

 



바르비종파 미술관(Musee de l’Ecole de Barbizon)

복잡한 파리를 벗어나 풍광이 아름답고 한가로운 농촌마을에 정착한 수 많은 화가들이 머물면서 매일 아침 도구를 챙겨 가까운 퐁텐블로 숲에서 스케치를 하고, 밤이면 열정적으로 토론을 벌이던 ‘간느 여인숙(Auberge du Pere Ganne)’에 시립 박물관이 자리하고 있다.

1824년 파리에서 개최된 영국화가들의 전시에서 영향을 받은 젊은 화가들이 야외스케치를 통해 보이는 그대로 표현하고자 노력하는데, 1830~1875년 사이에 활동하던 밀레, 루소, 나르시스 비르질 디아스 드 라 페나, 카미유 코로, 샤를 쟈크, 샤를 도비니, 콩스탕 트루아용을 비롯한 바르비종파의 작품과 생활상을 볼 수 있다.

 

 

 

>>테마여행가 안완기는…

한국에서 건축학을 전공한 그는 1992년 프랑스로 건너가 유럽의 건축을 공부했으며, 특히 프랑스의 풍부한 문화와 역사에 빠져 들게 됐다.

그는 이 나라의 문화에 대해 감상할 시간적 여유도 없이 아쉬움만 남기고 돌아서는 수 많은 여행객들을 보면서 프랑스를 제대로 느끼고 배우는 정직하고도 건강한 여행문화를 꿈꿨다.

지난 2003년부터 프랑스 여행 정보를 공유하는 홈페이지(www.algogaza.com)를 제작, 운영해 유용한 프랑스 여행관련 정보 및 자료를 꾸준히 올리고 있다.

<약력>

- 1986년 경희대학교 건축공학과

- 1992년 프랑스 유학

- 1995년 Strasbourg 건축학교 수학

- 1998년 Val-de-Marne Paris 건축학교 수학

- 2002년 프랑스 테마여행 전문 가이드

- 2006년 ‘알고가자 프랑스’ 테마여행사 운영

- 2014년 ㈜OECD 대표부 대외협력부 근무

- 2014년 9월~ ‘알고가자’ VIP여행사 창업

/정리=민경화기자 m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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