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대 제10대 신임총장 선출이 학생들의 반발로 무산되면서 잠정 연기됐다.
9일 경기대학교 등에 따르면 학교법인 경기학원 이사회는 지난 8일 총장 예비후보자 4명에 대한 소견발표와 면접 등을 진행하고 이를 토대로 이날 총장을 선출할 계획이었지만 총학생회가 구재단 개입을 문제 삼아 이사회를 상대로 후보자들에 대한 전면 재검토를 요구하면서 전날 소견발표와 면접이 취소됐다.
경기대 총학생회 관계자는 “손종국 전 총장이 교비 횡령 등 혐의로 처벌되고 임시이사체제로 전환되면서 7대 총장부터는 학생, 교수, 직원 등이 총장후보자추천위원회를 구성해 최종 후보자를 선출해왔다”면서 “하지만 이번부터 공모제로 바뀌면서 손 전 총장의 측근 인사들이 신임 총장직에 입후보하는 등 구재단 개입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구조개혁 평가를 앞둔 시점에서 신임총장 선출은 우리 학교 미래가 달린 매우 중요한 일”이라며 “구재단에게 학교를 맡길 수 없다”고 강조했다.
서울캠퍼스와 수원캠퍼스 총학생회장은 8일 이사장과 면담한 자리에서 ▲총장후보자추천위원회 부활 ▲구재단 관련 인사 사퇴 등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사회는 일단 면접 일정 등을 취소하고 학생들의 요구사항을 안건에 올려 검토하기로 했다.
후보자들은 당일 학교를 찾았다가 다시 발길을 돌린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21일부터 25일까지 진행된 경기대 총장 공모에는 현직 교수와 외부 인사 등 모두 8명이 지원, 서류를 통과한 4명이 현재 소견발표와 면접을 앞두고 있다.
한 시민단체는 이번 신임총장 입후보 과정에 손 전 총장의 개입 여부를 밝히기 위해 대검찰청에 수사를 의뢰했다.
이들은 “수사 의뢰는 경기대학교 내부구성원으로부터 제보를 받아 진행됐다”며 “후보자들의 통화내용과 계좌를 조사해 손 전 총장이 영향력을 행사한 정황이 있는지 밝혀달라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경기대 관계자는 “학생들과 불필요한 충돌을 피하려고 이사장이 일단 학생들의 요구를 받아들였고 소견발표와 면접 등 일정을 취소했다”면서 “추후 면접 일정 등은 아직 잡히지 않았다”고 전했다./이상훈기자 l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