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굴지의 대기업을 사칭한 불법 도박사이트나 대출 홍보가 극성을 부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당국의 강력한 조치가 요구되고 있다.
특히 이들이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배포하는 이메일이나 문자메시지 등은 악성코드 설치를 통해 소액결제 등 스미싱으로 이어질 수 있어 피해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직장인 A씨는 22일 ‘[현대카드] 2016년04월23일 이메일 명세서 입니다’라는 제목의 이메일을 받았다.
국내 대기업 신용카드사에서 보낸 이메일이라 의심치 않고 열어 본 A씨는 내용을 확인 후 두 눈을 의심했다.
보낸사람에 정확히 현대카드<admin@hyundaicard.com>로 적힌 이메일에는 ‘현대카드 추천게임 클릭’, ‘간편가입, 첫가입 현금 7천만 원 지급’ 등의 불법 도박사이트 홍보글이 쓰여 있었기 때문이다.
직장인 B씨도 최근 일주일에 두번 꼴로 불법 도박사이트 홍보성 문자메시지를 받아 골머리를 앓고 있다.
010-2803-98XX으로 온 문자메시지에는 ‘당사는 비공개 공원으로서 검증된 분들로만 운영되는 공원이며, 안전과 보안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있으며, 최대배당이 가능하다.’라는 내용과 사이트 주소(bt-frX.com)가 적혀있었다.
지난 19일에는 KT에서 ‘전화나 문자로 대출을 권유하며 돈을 요구하면 사기이니 주의! 특히 정부지원대출상품으로 바꿔준다는 전화에 유의!’하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이처럼 대기업을 사칭한 불법 도박사이트나 불법 대출 등이 최근 또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인터넷주소 클릭 후 스마트폰이나 컴퓨터에 악성코드를 설치, 사이버머니 구입 등 소액 결제를 유도하는 피싱 사기까지 확산될 전망이다.
A씨는 “시국이 어수선하니 각종 불법이 활개치고 있는 것 아니냐”며 “순진한 사람들만 계속 피해를 보고 있다. 대놓고 대기업까지 사칭하고 있어 단속에 의구심이 든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경기남부경찰청 관계자는 “문자나 메일에 링크된 인터넷주소를 클릭하면 소액결제가 진행되거나 휴대전화에 악성코드가 깔려 개인·금융정보를 탈취당할 수 있다”며 “사이버캅 앱에는 인터넷사기·스미싱 예방과 피해경보 기능이 있다. 연말연시, 명절 등 불법행위가 늘어나는 시기인 만큼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경기남부청 관내에서 올 1월부터 이달 초까지 불법 도박사이트 적발 건수는 모두 1천473건, 같은 기간 불법대출(대부업) 적발 인원은 102명(28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손정은기자 sonj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