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남부경찰청은 명절이면 평소보다 많은 가정폭력 사건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나 이번 설 연휴 기간 단계별 대응에 나선다고 밝혔다.
23일 경기남부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2015년 설부터 지난해 추석 명절까지 4차례 연휴(19일) 기간 동안 경기도 내에서 발생한 가정폭력 사건은 총 4천130건으로, 하루 평균 217건 발생했다.
이는 평소 하루 평균 150건에 비해 45%(67건) 더 발생한 것으로, 부부간 폭력이 69.7%로 가장 많았고, 부모 대상 폭력 20.9%, 형제·자매·친척 간 폭력 5.9%, 자녀 대상 폭력 3.5%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또한 부부간 폭력의 경우 음주로 인한 갈등 등 개인적인 문제가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으며, 경제적 갈등, 부모 부양 갈등, 명절 시댁 방문이나 제사음식 준비 문제등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됐다.
또 부모와 자녀 간 폭력은 음주로 인한 갈등, 성격 차이(고부갈등), 취업, 자녀 비행 등 사유로, 형제·자매간엔 음주, 부모 부양 갈등 등 사유로 발생했다.
이처럼 대부분의 폭력 유형에서 ‘음주로 인한 갈등’이 주요 원인으로 조사됐다.
실제 지난해 추석 도내 한 가정에서는 4년 동안 부모님 제사를 지내지 않는다는 이유로 아버지 A씨가 엄마에게 욕설을 하는 모습을 보고, 아들이 아버지를 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했으며, 또 다른 가정에서도 사실혼 관계에 있는 동거남 B씨가 명절 인사를 하러 온 동거녀 자녀에게 술에 취해 “너희 엄마랑은 이제 남남이다. 아저씨라고 해라”는 등 욕설을 하며 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경찰은 이번 설 연휴에도 가정폭력 사건이 증가할 것으로 보고, 단계별 대응방안을 마련했다.
설 연휴 전 1단계(1월16일부터 26일까지) 기간에는 SNS 등 홍보를 통한 가정폭력 관심을 환기하고, 가정폭력 재발 우려 가정에 대한 사전 모니터링을 실시한다.
또 2단계(1월27일부터 30일까지) 기간에는 가정폭력 신고 접수 시 강력사건에 준하게 대응하고, 1회 이상 신고 가정의 경우 지속적으로 모니터링을 한다.
경찰 관계자는 “명절 기간 지나친 음주와 가족 간 의견 충돌은 가정폭력으로 이어질 수 있으니, 서로의 입장에서 이해?배려하려는 노력이 무엇보다 필요하다”며 “가정폭력 발생 시에는 집안 내부 일로 감추려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신고해 경찰을 비롯한 지역 사회의 보호?지원 시스템을 이용하는 것이 사후 가정폭력을 예방하고 재발을 억제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밝혔다.
/이상훈기자 l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