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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내 무덤, 비석 찾아줘” 귀신의 애달픈 사연

비석마을 풍경 생생하게 펼쳐져

 

부산 아미동에는 ‘비석마을’이라 불리는 마을이 있다.

일제 시대 때 일본인들의 공동묘지가 있던 곳으로, 한국전쟁 당시 부산으로 피난온 사람들이 묘지 위에 터전을 만들고 살기 시작했다.

무덤들이 있었던 비탈진 산등성이는 작은 집들로 빼곡히 채워졌으며, 실향의 그리움들이 겹겹이 쌓여있다.

‘할아버지 집에는 귀신이 산다’는 애달픈 사연을 간직한 비석마을을 배경으로 한 그림책이다.

2년전 부산 지역을 중심으로 그림책을 만들겠다는 꿈을 가진 이들이 모여 ‘창작 공동체 A’를 꾸렸고, 지역 작가들이 모여 내가 살아온 지역 이야기로 그림책을 기획하기 시작했다.

‘할아버지 집에는 귀신이 산다’는 이들이 2년동안 나눈 꿈과 열정으로 완성한 첫 번째 책이다.

이야기는 비석마을에서의 기묘한 만남에서 시작된다.

비가 쏟아지던 밤, 비석마을에 사는 할아버지는 천둥번개가 치던 순간 등장한 귀신을 보고 깜짝 놀란다.

일본인의 복장을 한 귀신은 다리를 걸어 할아버지를 넘어뜨리고, 이후로 계속 할아버지 눈앞에 나타난다.

정체를 알 수 없는 귀신은 “여긴 원래 내 무덤이었다”면서 할아버지를 쫓아다니며 도움을 요청한다.

겁에 질렸던 할아버지는 끈질기게 자신을 따라다니는 귀신의 사연이 궁금해 졌고, 다시 나타난 귀신에게 이유를 묻자 “후손들이 자신의 존재를 알 수 있도록 비석을 찾아달라”고 요청한다.

타국에 묻혀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귀신의 안타까운 사연에 할아버지는 비석을 찾아나선다.

실향의 아픔이 깃든 비석마을을 배경으로 귀신과 할아버지의 우정을 따뜻하게 담아낸 책은 비석마을 곳곳의 풍경이 생생하게 펼쳐져 몰입도를 높인다.

/민경화기자 m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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