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르 : 드라마
감독 : 정인봉
배우 : 김혜자/송재호/허진
가족을 이민 보내고 아파트에서 혼자 살고 있는 ‘순애’와 어린 손녀와 살고 있는 ‘상범’, 그리고 아들을 잃고 절망에 빠진 ‘수미’까지 각각 사연을 가지고 외롭게 살아가는 세 사람은 절망 속에서도 새로운 시작과 사랑을 꿈꾼다.
하나의 인연으로 연결된 세 사람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영화 ‘길’은 고령화 사회의 문제를 다루지만 무겁게 느껴지지 않는다.
영화는 홀로 있는 집에서 낯선 이와의 식사를 통해 행복해하는 한 여성과, 잠시 잊고 있었던 청춘의 설렘을 느낀 한 남자 등 따뜻함이 더해진 캐릭터들로 유쾌하게 풀어나간다.
뿐만 아니라 가전제품을 일부러 망가뜨리는 엉뚱한 면모, 오랜만에 느끼는 설렘에 꽃단장을 하는 모습 등 섬세한 설정으로 공감을 이끌어낸다.
배우들의 연기도 영화 속 훈훈한 온기를 더한다.
영화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2014) 이후 오랜만에 스크린 나들이에 나선 김혜자는 전자제품 수리 기사에게 식사를 차려주며 외로움을 달래는 ‘순애’로 분해 엉뚱하면서도 정감 가는 매력을 선보인다. 우리 시대의 아버지상을 보여줬던 송재호는 ‘상범’ 역을 맡아 깊이 있는 연기를 선보인다.
또한 ‘곡성’(2016)에서 짧지만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낸 허진은 자식을 잃은 절망을 딛고 다시 희망을 찾고자 하는 ‘수미’역을 맡아 열연한다.
그리고 온주완, 박혁권, 안혜경, 김승현, 지안 등까지 세대를 아우르는 배우들이 모두 한뜻으로 의기투합해 노개런티로 참여, 작품에 대한 열정을 드러냈다.
“영화를 보고 집으로 돌아가며 부모님 혹은 사랑하는 이에게 전화 한 통씩 했으면 좋겠다”는 정인봉 감독의 말처럼, 영화 ‘길’은 전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힘 있는 스토리와 현실적인 문제를 다시 생각해보게 만드는 날카로운 메시지로 관객들에게 따뜻한 공감과 위로를 안겨주며, 가정의 달 5월을 뜻깊게 보낼 수 있는 시간을 선물할 것이다.
/민경화기자 mk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