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8 (일)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문화유산여행]국립민속박물관에서 한국인의 일상을 만나다

 

 

 

우리 최대명절인 추석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이렇게 명절이 되면 우리의 생활풍속과 우리 것에 대한 관심이 조금은 더 많이 생긴다. 특히 이번처럼 명절연휴가 길어지면 바쁜 세상사를 벗어나 주변을 둘러보게 된다. 오늘은 우리 조상들이 살았던 일상을 만날 수 있는 국립민속박물관으로 추억여행을 떠나보자.

국립민속박물관 상설전시관은 제 1전시관과 제2전시관 그리고 제3전시관으로 구분된다. 이 세 개의 전시관 중 우리 조상들이 살았던 일상을 만날 수 있는 제2전시관으로 향한다. 전시관 내부는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을 테마로 조선시대 일상을 전시해 놓았다.

전시관 입구는 시골의 어느 마을 입구에 들어서듯 장승과 솟대가 우리를 반기고 있다. 장승은 마을을 지키는 수호신이다. 낯선 이에게는 무서운 표정으로 경계를 하고 마을사람들에게는 친근한 표정으로 반갑게 맞이한다. 솟대는 나뭇가지에 새의 형상을 단 것으로 새를 신성시 여겼던 조령신앙에서 비롯되었다. 청동기시대의 유물인 ‘농경문청동기’에서도 솟대를 만날 수 있는데, 솟대는 지금도 일부지역에서는 실제로 만날 수 있는 풍습이다. 청동기 유물에서 등장한 솟대는 꽤 긴 시간 우리조상들의 삶에, 그리고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셈이다.

전시실 안으로 들어서면 순간 어둠에 휩싸인다. 봄이다. 어둠에서 시작한 전시관은 점차 밝음으로 나아간다. 마치 길고 긴 겨울을 지나 땅속에서 새싹이 돋아나 듯, 어둠에서 빛으로 나아간다. 봄은 권농윤음으로 시작된다. 권농윤음은 연초에 왕이 농사를 권장하기 위해 내리는 문서이다. 22대 정조임금은 매년 설날에 팔도에 권농윤음을 내렸다. 겨울내내 느슨했던 생활들에서 벗어나 부지런히 농사를 준비해 올 한해도 풍년을 맞기를 바라는 마음을 권농윤음에 담아낸 것이다.

봄 전시관에서 눈에 띄는 것은 거름주기와 봄갈이이다. 농사를 시작하기 전에는 땅에 힘을 길러주어야 한다. 그래야 땅에 심은 각종 곡식들이 잘 자라게 된다. 땅의 힘을 기르기 위해서는 퇴비나 분뇨 등 거름을 주는데 이때 사용하는 장군과 거름대 등이 전시되어 있다. 장군은 길쭉한 타원형의 통에 구멍을 내 주둥이를 단 모습이다. 장군은 그 안에 무엇을 넣느냐에 따라 오줌장군, 똥 장군 등으로 불린다. 거름대는 거름을 뒤집거나 옮길 때 사용하는 것으로 세 가지로 된 갈퀴 같은 모습이다.

몇 발자국을 채 옮기기도 전에 쟁기가 나타난다. 쟁기는 논밭을 갈아 뒤집는데 사용한다. 농사를 짓는 일상에서는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도구 중에 하나이다. 쟁기질을 하기 위해서는 앞에서 끌어주는 힘이 필요하다. 그래서 쟁기는 소의 힘을 이용했다. 김홍도의 풍속화 중에서도 소를 이용해 쟁기질 하는 모습을 만날 수 있다. 소를 이용해 쟁기질 하는 모습이 일찍부터 있었던 셈이다. 하지만 소는 꽤 귀했다. 그래서 소를 대신해 사람이 직접 쟁기를 끌기도 했다. 우리나라 일부지역에서는 70년대에도 사람이 쟁기를 끄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쟁기 주변으로는 코뚜레와 워낭 등이 전시되어 있다. 한 때 영화 워낭소리가 개봉해 히트를 치면서 워낭은 사람들에게 인기 있는 전시관 유물이 되기도 했다.

쟁기 옆으로는 남태가 자리하고 있다. 남태는 주로 제주도에서 많이 사용했다. 남태는 생김새가 아주 독특한데 가운데 긴 원통나무에 토막나무발이 촘촘히 박혀있어, 어찌보면 우둘투둘 못생겨 보이기도 하고 또 어찌 보면 귀엽게 보이기도 하다. 농가에서는 씨를 뿌린 뒤에 남태를 끌고 다녀 씨앗이 바람에 흩날리지 않도록 했다. 양쪽 끝에 끈을 연결해 사람이 직접 끌기도 하고, 아니면 소가 끌기도 했다.

국립민속박물관은 광화문에서 10여분정도 여유 있게 걷다보면 만나게 된다. 박물관 입구에 ‘말뚝박기’를 하는 인형들이 있어서 더욱 정감이 가는 풍경이다. 민속박물관은 우리가 어려서 접하던 풍속과 도구들을 만날 수 있어 어렵지 않고 친숙한 박물관이다. 추석연휴 민속박물관에서 추억여행을 해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