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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유산여행]국립민속박물관에서 한국인의 일상을 만나다 2

 

 

 

지난 여행에 이어 오늘도 국립민속박물관으로 추억여행을 떠나보자.

봄전시관에 이어 여름전시관으로 발길을 재촉한다. 여름은 뜨거운 햇살을 피해 강과 바다로 피서를 떠나기 마련이다. 그래서 여름전시관은 강과 바다와 관련된 유물들로 시작된다. 강과 바다의 여름은 물고기와 어패류가 풍부해지는 계절이다.

강에서 물고기를 잡는 일을 ‘천렵’이라고 하는데, 이 때 필요한 도구들이 통발과 가리, 투망 등이다. 통발은 얇고 가늘게 쪼갠 대오리를 이용해 만든 것으로 입구는 넓지만 안으로 들어갈수록 좁게 만들어져 물고기들이 한 번 들어가면 쉽게 빠져 나올 수 없는 구조이다. 이 때 필요한 것이 물고기를 유인하는 미끼이다. 미끼는 물고기들의 먹이를 주로 이용했다. 가리는 통발과 비슷하게 생겼다. 하지만 얕은 저수지 등에서 떠오르는 붕어 등을 덮어 씌워서 물고기를 잡는 도구이다.

천렵에 필요한 도구들을 지나면 염전에서 볼 수 있는 무자위를 만난다. 무자위는 물을 높은 곳으로 퍼 올리는 기구로 염전에서 바닷물을 퍼 올릴 때 사용한다. 사람이 날개 판 위에 올라서서 계단을 밟듯 하나씩 밟으면 바퀴가 돌아가면서 물을 퍼 올리는 방식이다. 무자위를 통해 퍼 올려진 바닷물로 우리 일상생활에 꼭 필요한 소금을 만든다.

무자위 옆에는 용두레가 전시되어 있다. 용두레는 통나무를 배 모양으로 길쭉하게 파서 만든 것으로 물을 퍼올리는데 사용했다. 용두레 몸통에 끈을 매달아 지지대와 연결한 뒤 용두레를 앞뒤로 흔들어 물을 퍼 올렸다.

용두레를 지나면 한 눈에 보기에도 시원해 보이는 여름옷이 펼쳐진다. 모시에 갖가지 색을 입혀 고운 색상의 여름옷 들이다. 한 켠에는 옷 안에 입을 수 있는 등거리와 토시도 전시되어 있다. 등거리는 땀에 젖은 옷이 몸에 달라붙지 않도록 속옷 밑에 걸쳐 입는 것으로 주로 등나무 덩굴로 만들었다. 토시는 팔소매 안에 입는 것으로 역시 등나무나 대나무로 만들어진 것이다. 우리 조상들의 대표 여름용품 중에 하나는 죽부인과 부채를 들 수 있다. 죽부인은 여름을 시원하게 보내기 위해 대오리로 엮어 만든 것이다. 죽부인과 부채는 요즘에도 일상생활에 흔히 만날 수 있는 도구로 조상들의 지혜가 현재에도 유용하다는 것에 감탄을 하게 된다.

여름은 우리에게는 뜨거운 계절이지만 이 여름이 있어야 곡식이 성장한다. 성장한 곡식은 가을을 거치며 익어가고 비로소 수확이 가능해진다. 따라서 가을전시관은 수확의 도구들로 가득하다. 곡식을 거두는 도구인 낫을 비롯해 운반하는 도구인 지게와 길마가 전시되어 있다. 길마는 소의 등에 얹어 물건을 운반하는 도구로 소가 아프지 않도록 안쪽에 짚으로 짠 언치를 대었다. 운반한 곡식들은 도리깨, 홀태 등을 이용해 곡식의 알맹이를 털고 절구와 맷돌을 이용해 가루를 내게 된다. 곡식들의 보관은 뒤주, 섬, 가마니 등을 사용한다. 섬은 가마니가 나오기 전까지 가장 많이 쓰였다. 가마니와 모양이 비슷하지만 낟알이 작은 것을 넣지 못했다. 반면에 가마니는 날과 날 사이가 촘촘해서 어떤 곡식도 담을 수 있었다.

이렇게 가을에 추수한 햇곡식으로 추석 차례를 지낸다. 조상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올리는 것이다. 수확한 곡식들 중 잉여곡식들은 시장에 내다 팔아 필요한 다른 물품을 산다. 그렇게 가을이 가고 겨울을 맞는다.

겨울전시관에는 따뜻한 솜옷을 짓는 데 필요한 도구와 수렵에 필요한 도구, 그리고 김장과 장독대 등이 전시되어 있다. 수렵은 꿩이나 멧돼지 등을 사냥하는 것으로, 추운 겨울을 날 수 있는 단백질을 확보하기 위함이다. 전시관에는 눈 속을 걷을 때 사용했던 설피와 둥구니신들이 전시되어 있다.

국립민속박물관은 국보나 보물급 유물이 있지는 않지만 외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경복궁과 맞닿아 있기도 하지만 우리 고유의 풍습을 만날 수 있다는 점에서도 매력적인 공간이다. 하나 둘씩 가을 단풍이 들어가는 계절, 민속박물관 나들이를 추천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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