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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은 내 삶의 전부… 안산은 내 삶의 공간”

한국 추상미술 1세대 장성순 작가

 

 

중병으로 돌 전에 청력 상실
사물과 대화 나누며 영감 얻어
“내 작품세계는 직관과 감정”

안산서 20년 작업 ‘제2의 고향’
역작 207점 단원미술관 기증
내년 3월11일까지 48점 전시

평생을 그림에 몰두하며 눈에 보이지 않는 정신의 세계를 그려온 장성순.

함경도에서 태어난 그는 해방 이후 1960년대 전후 한국 추상미술의 탄생과 전개에 중심적인 역할을 했던 원로 작가다.

아흔이 넘은 그는 이제는 예전처럼 붓을 잡고 캔버스를 누빌 수는 없지만, “그림은 내 삶이다”라고 회고했다.

특히 1990년부터 20년간 안산에서 작업하며 수백여점의 작품을 남긴 그는 안산 단원미술관에 207점의 그림을 기증하며 안산과의 특별한 인연에 감사함을 표했다.

장성순 기증 특별전이 열리고 있는 안산 단원미술관에서 장성순 작가를 만났다.

한국에서 추상미술이 태동되기 전인 1960년대, 장성순은 사물의 느낌이나 감각을 표현한 그림을 그리며 한국 추상미술을 선도했다.

그가 일찍이 추상에 관심을 갖게된 것은 개인적인 상처에서 비롯됐다.

장성순 작가는 “심한 중병을 앓아 돌이 되기 전에 청력을 잃게 됐고, 이후 누군가와 말로 소통하기 보다는 침묵하는 것을 좋아했다”라며 “모든것들이 잠든 밤이 되면 작업실에 앉아 다양한 사물들을 보며 대화를 나누곤 했다. 소리는 들리지 않지만 사물이 가지고 있는 느낌이나 감각들이 내게 전해졌고, 작업하는데 영감을 얻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후 그가 발표한 돌 연작은 돌이라는 소재와 표면을 강조하기 보다는 내재된 감각을 이미지화 하는 작업을 담고있다.

거친 돌과 바위의 표면을 화면에 채운 그의 작품에서는 눈에 보이지 않는 아름다움을 발견할 수 있다.

중반 이후 그의 작품은 앵포르멜 추상화가인 타피에스와 슐라쥬의 서체추상에서 영향을 받았고 그의 추상성은 더욱 깊이있게 전개됐다.

장성순 작가는 “나의 작품세계는 다분히 직관과 감정에 바탕을 두고 있다. 그러한 바탕에서 인식된 인간의 삶 그 자체의 내용에 포함된 현실성과 체험들이 빚어낸 환상적 기호들을 순수한 조형요소의 구성에 의해 희화화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단원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모더니스트 장성순, 삶은 추상이어라’ 전시에서는 장성순의 작품 48점이 전시된다.

1970년대부터 가장 최근까지 작업했던 2009년까지 그의 작업 전반을 살펴볼 수 있어 유의미하다.

1990년부터 20년간 안산에서 작업했던 그는 “안산은 삶의 바탕이 된 공간이다”라고 애정을 표했다.

실향민인 그에게 제2의 고향이 돼 준 안산에 207점의 작품을 기증한 장성순 작가는 “안산은 가장 많은 작품을 창작했기에 개인적으로 의미있는 곳이다. 보다 많은 사람들이 안산을 통해 나의 작품들을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전시는 내년 3월 11일까지 이어진다. /민경화기자 m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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