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계양구가 방송사 입주를 위해 만든 방송통신시설이 공실로 남게 될 상황에 처했다.
17일 인천시와 구에 따르면 이달 중 계양구 용종동 207-1번지에 지하 2층, 지상 8층 규모의 방송통신시설(총면적 1만5천638㎡)이 준공 예정이다.
지난 해 4월 준공 예정이었던 이 시설은 시가 8층 사무실 층고를 높이고 소화시설을 설치하는 등 건축 보완을 요청해 약 9개월 늦어졌다.
시는 지난 2013년 7월 민간 사업자와 맺은 협약에 따라 329억 원을 들여 지은 방송통신시설을 기부채납 받았다.
협약에는 민간 사업자가 방송통신시설을 지어 시에 기부하는 대신 인근 시유지를 돌려받는 내용이 담겼다.
시는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같은 해 3월 이 방송통신시설에 지역 방송국인 OBS 본사를 유치키로 하고 OBS와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OBS는 현재 경기도 부천시에 위치해 있다.
그러나 4년 넘게 이어온 협상은 준공시점에도 협의되지 않아 이 시설은 결국 공실로 남게된다.
OBS는 시와의 협상에서 시설 리모델링 비용 60억 원, 매년 15억 원 이상의 시설 유지비, 건물 증축 등을 요구했다.
또 경영 여건상 비용 확보가 어렵다며 이전 비용 100억 원 대출과 함께 20년간 연간 임대료 3억6천만 원을 유지해달라고 했다.
시는 리모델링 비용 60억 원을 지원해주기로 했지만 다른 요구안에는 난색을 보인다.
공공기관인 시가 OBS에 이전 비용을 대출해 줄 수 있는 근거가 없다는 이유다.
시는 이전 비용 대출은 불가능하며 최대한 준공 시점 안에 이견을 조율하자는 내용의 공문을 지난달 OBS에 보냈지만 타결 가능성은 크지 않다.
준공이 이달 내로 마무리되는 만큼 OBS와 극적으로 합의하더라도 방송통신시설은 당분간 빈 건물로 남을 전망이다.
시 관계자는 “지난해 KBS미디어 측이 비공식적으로 계양구 방송통신시설을 살펴보긴 했지만, 민간 사업자가 요청한 것으로 시가 주관하지는 않았다”며 “OBS와 협상이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다른 언론사와 접촉을 시작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이정규기자 lj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