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주시 안상철미술관은 오는 30일까지 ‘유병수 10주기 유작전’을 개최한다.
안상철미술관은 지역 추상화단의 중추적인 역할을 했던 고 유병수 작가의 유작전을 개최, 1960년대부터 2000년까지 작가가 발표했던 대표작들을 소개하는 자리를 마련한다.
표현주의적 추상예술을 지향했던 앵포르멜(Informel) 운동에 영향을 받은 유병수 작가는 1970년대 중반까지 ‘소리’, ‘순환’, ‘원형질’, ‘잔영’, ‘생성’ 등을 주제로 색과 빛이 조화된 기하학적 구성을 작품을 통해 보여줬다.
1970년대 후반에는 원시적 조형미를 엿볼 수 있는 ‘점’, ‘선’, ‘자국’ 시리즈를 선보였으며 1980년대에는 아웅산 폭파사건과 같은 비인간적 파괴행위를 작품에 반영, ‘파흔’, ‘잔해’, ‘어떤 예감’ 시리즈를 발표했다.
비인간화되는 사회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작품에 담았던 유 작가는 1990년대에 들어서 새로운 작업을 시도한다.
자연으로의 회귀에 집중한 작가는 종이나 골판지, 신문지, 천조각 등 흔한 재료로 거칠면서도 부드러운 자연의 질감과 색감을 구현했다.
재료가 다양성을 계기로 그의 작업은 평면에서 입체로 확장, 보다 다채로운 작품들로 완성됐다.
특히 인간 존재에 대해 성찰하는 ‘소천기(召天記)’는 1980년대 시작돼 2000년대까지 다양한 형식으로 제작됐는데, 이 작품을 통해 그는 삶과 죽음의 관계를 관조하고자 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유병수 작가의 유족이 소장한 작품 400여점 중 시대별 대표작 46점을 만날 수 있다.
안상철미술관 관계자는 “유병수 작가는 정점식, 장석수 선생 이후의 비구상회화 세대로, 전 작품 시기에 결쳐 비구상의 경향을 가장 잘 드러내고 있다. 따라서 이번 전시를 통해 우리나라 비구상 작품의 흐름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민경화기자 mk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