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실수는 완벽했어!’는 실수가 익숙하지 않은 아이들에게 ‘실수하는 용기’를 전하는 성장 동화다.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하는 노력파 우등생 페넬로페는 75점짜리 수학 시험지를 받고 충격에 휩싸인다.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 국어 모둠 활동 ‘창작극’에서 최고점을 받기로 결심하지만, 선생님이 새로 짠 모둠 구성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특히 사고뭉치 조애나가 주인공 루시 역을 맡겠나고 나서 어쩔 수 없이 주인공 자리를 내줬지만 착하고 배려심 많은 루시의 캐릭터를 우스꽝스럽게 해석하는 바람에 연습은 엉망이 되고 만다. 급기야 페넬로페는 켜켜이 쌓인 분노를 실어 조애나에게 인신공격에 가까운 말들을 쏟아 내고, 마지막 연습은 중단되고 만다.
페넬로페는 자신의 독설을 들은 직후, 평소답지 않게 축 처진 어깨에 파르르 입술을 떨고 있던 조애나의 얼굴을 보고 돌이킬 수 없는 실수를 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착잡한 심정으로 하루를 되돌아보던 페넬로페에게 문득 할아버지의 조언이 떠오른다.
“가끔은 선에서 벗어나게 색을 칠해 보렴. 생각보다 근사해서 깜짝 놀라게 될지도 모른단다.”
그 말을 따라 페넬로페는 네 살 무렵의 색칠공부 책을 펼쳐 손을 움직여 본다. 하늘은 주황색으로, 태양은 파란색으로, 나무는 보라색으로, 선을 무시하고 마음 가는대로 나뭇가지를 그려 본다. 일부러 실수투성이가 된 그림을 마침내 들어 올렸을 때, 페넬로페는 그 그림이 명작은 아니더라도 뜻밖의 매력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한다. /민경화기자 mk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