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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친 입맛 돋우고 팔팔 기운 넘치고 ‘보약이 따로 없네’

김경희(자연요리연구가) 추천 제철 요리 10

곡식이 여무는 8월, 호박·가지·옥수수 등 제철
반찬으로는 시원하고 아삭한 노각만한 것 없어
한여름 복달임음식의 최고봉인 민어 요리 추천

 

 

 

 

 

 

8월은 땅과 바다와 들이 가장 뜨거울 때다. 풀무질에 번뜩이는 불꽃처럼 온 세상을 태울듯한 더위가 이어지고 산과 들도 폭염과 가뭄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육칠월부터 이어온 열기에 모두 혼이 반쯤은 나가 있는 8월은 여름도 한창 여름이다. 그 뜨거운 햇살을 달게 받으며, 논밭에는 곡식들이 영글기 시작한다. 그러나 자연의 섭리는 참으로 정직해서 절기상 초순에 입추가 들어 있으니 입추가 지나면 밤에 서늘한 기운이 들기 시작할 것이다.

한창 더운 가운데 가을 기운이 일어서는 것이다. 또한 8월의 하순에는 더위가 그친다는 처서가 들어 있다. 처서를 지나고 나면 할아버지 헛기침 소리에도 더위가 누그러진다는 옛말이 있듯, 아침 저녁 선선하고 해도 제법 짧아진다.

풀들도 뻗어나가기 보다 씨를 맺는다. 길가에 말의 다리처럼 긴 마타리 노란꽃이 하늘하늘 흔들리고 연보랏빛 쑥부쟁이도 무리지어 피어나니, 늦더위가 세상에 가득해도 가을은 곧 성큼 다가올 것이다.

오랜 무더위에 지쳐 있을 이맘때, 찐득하게 살갗에 엉겨 붙은 불쾌지수까지 날려줄 먹을거리를 알아보자.



8월의 제철음식

삼시세끼 뜨거운 밥을 먹기에 가장 곤욕스러운 달이다. 몸은 자꾸 차거운 것만 요구를 한다. 그렇다고 무조건 찬 것만 먹을 수 없으니 시원한 음식과 따뜻한 음식을 균형있게 섭취해야 마지막까지 탈없이 여름을 날 수 있다.

8월의 뜨거운 태양아래 벼꽃이 지면서 이삭이 달리고 콩, 옥수수, 조, 수수등의 알곡들이 익어 간다.

호박, 가지, 고추 등의 열매채소들이 제철을 맞는다. 호박은 강력한 항산화물질인 카로티노이드 함량이 매우 높은 채소이다. 베타카로틴은 체내의 활성산소를 제거해 세포의 노화를 막아주고, 루테인 성분은 눈을 건강하게 만들어 준다.

애호박은 부침개로, 조선호박은 볶음으로 여름밥상을 채운다. 호박잎은 따다가 밥위에 쪄서 쌈장에 싸서 먹거나 호박잎국을 끓여서 먹기도 한다.

단호박도 익어 이맘때가 제철이다. 당도가 아주 높아 누구나 좋아하므로 죽이나 찜 샐러드, 식혜 등으로 활용된다.

또한 풋고추 따다 멸치 넣고 졸여 먹고, 왕성한 들깻잎 따다 깻잎찜, 깻잎김치를 담가서 먹어도 좋겠다. 강낭콩도 알이 차고 옥수수도 제철이다.

고구마도 일찍 심은 것은 알이 차서 시장에 나오기 시작한다. 그러나 늦여름의 진짜 중요한 식재는 고구마가 아니라 고구마순이다. 껍질을 까서 삶아 나물로 볶아 먹거나 생선조림에 넣어 먹어도 되며 그렇지 않으면 김치를 담가 먹을 수도 있다.

또한 이 무더위와 어울리는 제철 반찬으로 노각만한 것이 없다. 오이가 늙어 노각이 되는데 시원하고 아삭한 맛이 일품이다. 과일은 수박과 복숭아가 달게 익는 철이기도 하다.

이맘때 바다는 해수의 온도가 가장 높은 때이다. 따뜻한 물속에서 난류성 어종들이 부화해 자란다. 가을이 제철인 해산물들이 바닷물이 차거워지기 전 제 몸에 살을 찌우고 있는 달이다. 한여름 뜨거운 바다에서 가장 빨리 성장하는 해산물로는 대하를 꼽을 수 있다.

가을을 대표하는 전어도 풍성한 가을 식탁을 위해 따뜻한 바다에서 살을 찌우고 있다. 한여름 복달임음식의 최고봉 민어가 맛의 절정에 오르는 시기이다.

말복이 지나면 민어 값이 서서히 내려가기 시작하니 민어로 제철 식탁을 꾸리는 것도 좋겠다. 민어회와 민어전 민어탕으로 요리할 수 있다.

민어만큼이나 크고 잘 생긴 농어도 서남해의 귀족생선으로 꼽힌다. 한여름 시원하게 속을 풀어줄 맑은탕이나 매운탕으로 농어만한 생선도 드물다.

대하, 전어, 민어, 농어 등 따뜻한 물을 좋아하는 생선들은 서해나 남해에서 주로 서식한다.

동해에서는 오징어를 제외하고는 이렇다할 해산물이 없다. 민어와 농어를 제외하고 이렇다할 해산물이 없는게 8월의 바다이지만, 곧 제철이 다가올 대하와 전어를 품고 있는 것이 8월의 바다이다.

조개 역시 가장 맛이 없는 시기이지만 동해 깊숙한 바다에서 서식하는 코끼리조개의 살캉한 식감과 달큰한 맛은 이맘때만 먹을 수 있는 귀한 식재이다.



함께 만들어봐요

 

 

 

 

▲ 추어탕

재료: 미꾸라지400g, 얼갈이 배추 데친 것 400g, 숙주200g, 파200g, 간마늘, 홍고추, 청고추, 산초가루 (들깨가루), 된장, 조선간장, 고춧가루

순서

1. 산 미꾸라지에 소금을 뿌려 기가 한풀 꺽이면 호박잎으로 박박 문질러 씻는다.

2. 솥이 달구어 지면 참기름을 두르고 미꾸라지를 넣고 물4리터 정도를 부어 푹 끓인다.(1시간이상)

3. 국물이 뽀얗게 우러난 미꾸라지를 굵은 체에 걸러 뼈를 추린다.

4. 3에 데친 얼갈이 배추에 조선간장, 된장, 간 마늘, 고추가루로 양념해 무친 것을 넣고 끓인 뒤 숙주와 어슷 썬 파를 넣고 푹 끓인다.(이 때 들깨가루를 넣기도 한다)

5. 홍고추, 풋고추, 파,마늘을 모두 잘게 다져 양념그릇에 색색으로 담는다.

6. 4의 국을 그릇에 담는다. 5의 양념과 산초가루를 따로 그릇에 담아 각자 넣어 먹는다.

● 추어탕 tip

1. 미꾸라지를 끓일때는 꼭 따뜻한 물을 써야한다.

2. 추어탕은 잘 상하기 때문에 반드시 냉장보관해야 한다.

3. 미꾸라지 가시는 믹서기에 갈아 밀가루와 부추를 넣고 부쳐 먹으면 골다공증에 좋다.

 

 

 

 

▲ 문어해파리냉채

재료: 문어200g, 문어 삶는물(물5컵.무1토막.간장1/2컵.녹차티백1개), 해파리250g, 해파리양념물(물3/4컵.설탕.식초4T씩), 마늘소스(마늘, 설탕3T씩, 식초5T소금1/2t, 연겨자3t), 배, 사과, 오이, 파프리카



순서

1. 무, 간장, 맛술, 녹차를 넣어 끓인 물에 문어를 넣고 5분정도 삶은후 얇게 저민다.(너무 오래 삶으면 질겨짐)

2. 해파리는 넉넉한 물에 적어도 2~3시간 담가 물기를 제거한 후 끓는 물에 찬물 1컵을 부어 온도를 살짝 내리고 해파리를 넣어 1초간 데치고 바로 차가운 물에 다가 해파리를 풀어 준 후 양념물에 담가둔다.

3. 배, 사과, 오이, 파프리카를 보기 좋게 담고, 소스를 곁들여 낸다.
 

 

 

 

 

▲ 노각물김치

재료: 노각1개, 쪽파 5줄기, 파프리카 1/4개, 김치국물, 물4컵, 보리풀국 4T, 사과 반개, 구운소금2t, 양파1/2개, 마늘4개, 생강약간, 홍고추3개, 절임재료(설탕1T, 굵은소금 조금)

순서

1.노각은 필러로 껍질을 벗기고 숟가락을 이용해 속 씨를 긁어낸 다음 어슷썰기한다.

2. 손질한 노각은 소금과 설탕을 넣고 2~30분 정도 절이는데, 이때 생긴 국물과 절여진 노각을 분리한다. 쪽파는 3cm길이로 썰어 둔다.

3. 믹서에 풀국,양파, 사과,마늘, 생강, 홍고추와 약간의 물을 부어 갈아 놓는다.

4. 물에 믹서로 간 양념을 그대로 부어 섞고 노각을 절이면서 생긴 국물을 섞어 소금으로 간을 한다.

5.절인 노각과 쪽파, 파프리카채를 넣어서 완성. 반나절 실온에서 숙성시킴.

/정리=민경화기자 m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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