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사탕
/박우담
솜사탕 장수의 모자에는 은하수가 박혀 있지.
설탕 막대기로 휘저어
시간의 구름을 만들 수 있지.
우리는 구름 먹는 아이들.
오른손에 창을 쥔 반인반마의 괴물들이지.
끝없이 활활 타오르는 불 속에서
말의 귀와 발굽을 가진 시간의 자식들을
얼마든지 낳을 수 있지, 설탕만 있다면.
용서해줘, 신을 두려워하지 않는
이 난폭함, 우리는 그저
별사탕이 가득한 은하수 모자를 쓴
설탕의 아이들이지, 뒷발을 약간 든.
설탕은 무르녹은 꿈의 범벅이다. 설탕이 귀하던 시절을 건너온 우리들에게 솜사탕의 뭉게구름은 황홀하고 불가사의한 세계에 대한 동경의 단면이었다. 손잡이를 돌리면 무장무장 부푸는 구름의 부피 너머 설탕에 대한 인식은 그래서 더욱 근원적이고 창조적인 모티브일 것이다. 반인반마의 괴물일지도 모르는 아이들은 설탕만 있다면 무엇이든 만들 수 있는, 신의 영역까지도 넘볼 수 있는 시인의 자화상 아닐까? 아니 모든 시인들의 공통된 속성이 아닐까? 시간의 구름을 먹고 별사탕이 가득한 은하수 모자를 쓰면 ‘뒷발을 약간 든’ 시인의 무자비한 언어 폭격이 우주를 공격하고도 남을 수 있을 것! 우리 모두 별사탕 가득한 은하수 모자를 쓰자, 설탕으로 만드는 낯선 세계는 얼마나 기기묘묘할까, 상상하면서. /이정원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