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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아포리아]부부 행복을 위한 현실 직시

 

 

 

“견디지 못하고 죽은 사람들은 누구였습니까?” 질문을 받은 그가 말했다. “낙관주의자들입니다. 그들은 ‘크리스마스가 되면 이곳(포로수용소)에서 나가게 될 거야’라고 말하던 사람들입니다. 크리스마스가 지나면 ‘부활절이 되면 나가게 될 거야’라고 말합니다. 다음은 추수감사절, 다시 크리스마스를 고대합니다. 그렇게 석방되기만을 기다리던 낙관적인 사람들은 수용소에서 나갈 수 없다는 사실에 크게 상심하고 죽어갔습니다”

미군 장교 스톡데일은 베트남 전쟁 당시 하노이 힐턴 포로수용소에서 수차례 고문을 받는 등 전쟁포로의 권리도 보장받지 못한 채 8년이라는 시간을 죽지 않고 버텼다. 그에게는 정해진 석방 일자도 없었고, 살아남아 가족들을 다시 볼 수 있을지조차 불확실했다. 그와 같은 고통 속에서 8년을 생존했고 그토록 보고 싶던 가족을 다시 만날 수 있었다. 스톡데일의 역설(Stockdale Paradox)은 냉혹한 현실을 냉정하게 받아들이면서 한편으로 결과에 대한 믿음과 희망을 버리지 않는 ‘이중성’을 의미한다.

무조건 안 될 것으로 생각하는 비관주의나 대책 없이 무조건 잘 될 것으로 생각하는 낙관주의는 크게 다르지 않다. 모두 현실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채 자신이 보고 싶은 것만 바라본다.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에는 부부의 행복에 도움이 되는 것도 있지만 그것을 방해하는 것들도 분명히 존재한다. 두 가지 측면 중 어느 쪽이든 한 곳만 바라본다면 행복한 부부 생활을 기대하기 어렵다. 부부로 살아가면서 현실을 직시하지 않은 채 행복을 고대하고 있다면 부부 아포리아(난관)에 빠진다. 행복한 부부의 삶을 원한다면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첫 번째 현실은 부부 사이에 갈등이나 문제는 항상 존재한다는 것이다. 통계청의 ‘2017년 혼인 이혼 통계’에 따르면 2017년에 발생한 이혼은 총 10만 6천 건이고 이혼 사유는 성격 차이, 경제적 문제, 자녀 문제 등으로 나타난다. 부부에게 갈등, 문제가 발생하면 “왜 나에게만 이런 일이 일어나지?”, “그냥 어떻게 되겠지~”라는 생각을 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이런 방식으로 문제를 피하거나 갈등을 무시한다고 해서 해결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오히려 그것의 누적으로 인해 돌이키기 어려운 상황이 발생한다.

부부의 행복을 방해하는 요인이 ‘나’에게도 존재한다는 현실 인식이 우리에게 필요하다. 우리는 완벽한 존재가 아니다(우리는 완전한 존재다). 부부로 살면서 불편하고 어려운 상황이 발생하는 것이 현실이다. 그것은 시간이나 다른 사람이 해결할 수 없다. 완벽하지 않은 자신과 배우자를 받아들일 때 해결이 시작된다.

두 번째 현실은 배우자가 항상 내 기대대로 행동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부부는 “당신만 있으면 행복해”에서 “당신만 없으면 행복해”로 변한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그런데 이 농담처럼 많은 사람이 자신의 행복을 배우자에게 맡긴다. 냉정하게 생각해보면 당신(배우자)으로 인해 나의 행복이 좌우된다.

여러분은 배우자가 기뻐하기를 기대하며 선물을 고르고 있다. 이것저것 고민하다 하나를 골라 예쁘게 포장한다. 만약 선물을 받은 배우자가 기대대로 기뻐하지 않고 기대와 다른 반응을 보인다면 어떻게 될까? 배우자가 맛있게 먹기를 기대하며 만든 음식을 짜거나 싱겁다고 하면서 잘 먹지 않거나, 내가 힘들게 일하고 받은 급여에 대한 배우자의 반응이 기대와 다르다면 어떤 상황이 발생할까? 즉, 배우자가 내 기대에 부응하느냐 아니냐에 따라 행복이 결정된다. 배우자가 내 기대와 다른 반응을 보일 수 있다는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한다면 부부 행복을 기대하기 어렵다.

마지막으로 우리가 반드시 기억해야 하는 것은 이런 현실에도 불구, 우리 부부는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다는 믿음과 희망을 품고 사는 것이다. 부부로 살아가는 것이 쉬운 일이라면 헤어지는 부부는 많지 않을지도 모른다. 힘들고 어려운 일이 발생하는 현실을 직시하고 좋아질 수 있다는 희망을 버리지 않을 때 우리가 원하는 부부의 모습으로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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