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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장(醬) 담그기

메주를 쑤어서 간장, 된장 같은 장(醬)을 담그는 일. 침장(沈醬)이라고도 한다. 메주에 소금물을 부어 발효시키고 숙성시킨 후 장을 뜨면 액상 부분이 간장, 고상 부분이 된장이 된다. 장에 대한 기록은 ‘삼국사기(三國史記)’ 신라본기 신문왕조에 처음으로 나오는데, 신문왕 3년(683)에 왕비를 맞이하면서 보내는 납채(納采) 품목에 장(醬)과 시(?)가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 오래 전부터 장을 담가왔음을 알 수 있다.

장의 종류는 200여 종 이상이 되며, 청장(淸醬), 즙장(汁醬), 담뿍장, 청국장, 고추장 같은 일반적인 것과 청태장, 접장, 막장, 시금장(등겨장), 거름장, 비지장 같은 별미장이 있다. 흉년이 들어 콩이 부족할 때는 콩잎, 콩깍지, 느릅나무 열매도 장 담그는 데 이용되었다.

우리 조상들은 이런 장을 담그는데 최선의 정성을 다하며 신성시했다. ‘규합총서’에 보면 해 돋기 전에 담그면 벌레가 없으며, 그믐날 얼굴을 북쪽으로 두고 담그면 벌레가 안 생기며, 또한 신일(辛日)에 담그면 맛이 사납다고 나온다. 그런가 하면 장담그기 사흘 전부터 외출을 삼갔으며, 개를 꾸짖어도 안 된다. 장담그는 여인의 입을 창호지로 봉하기도 하였다. 장에 숯이나 고추를 띄우고, 장독에도 금줄을 치거나 버선본을 거꾸로 붙여 부정을 방지하였다. 속담도 많다. “망한 집은 장맛이 변한다.”, “며느리가 잘 들어오면 장맛도 좋아진다.”, ‘증보산림경제’에선 “장(醬)은 모든 맛의 으뜸이요, 인가의 장맛이 좋지 않으면 비록 좋은 채소나 맛있는 고기가 있어도 좋은 요리가 될 수 없다. 촌야의 사람이 고기를 쉽게 얻지 못해도 여러 가지 좋은 장이 있으면 반찬에 아무런 걱정이 없다. 가장은 모름지기 장담그기에 뜻을 두고 오래 묵혀 좋은 장을 얻도록 해야 할 것이다” 했을 정도다. ‘동의보감(東醫寶鑑)’엔 “장은 모든 어육, 채소, 버섯의 독을 지우고 또 열상과 화독을 다스린다. 메주가 식체를 지운다.”라고 소개하고 있다.

우리 음식문화의 뿌리라고 할 수 있는 ‘장 담그기’가 엊그제 국가무형문화재로 새롭게 지정됐다. 만시지탄이나 잘한 일이다.

/정준성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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