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 쇼트트랙 간판 선수인 심석희 선수를 성폭행한 혐의로 피소된 조재범 전 국가대표팀 코치가 성폭행 사건과는 별도로 앞서 진행중인 심석희 폭행 항소심 재판은 예정대로 진행된다.
9일 법원 등에 따르면 상습상해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 전 코치의 항소심 선고 공판이 오는 14일 수원지법에서 진행된다.
법원은 이미 진행 중이던 ‘심석희 폭행’ 사건에 대해 선고 연기 없이 항소심 선고 공판을 진행하기로 했다.
앞서 심 선수는 지난달 17일 항소심 2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하면서 경찰에 성폭행 피해 사실을 고소한 바 있다.
고소장에는 심 선수가 당시 고등학교 2학년이던 지난 2014년 여름부터 조 전 코치에게 수차례 성폭행과 강제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확인됐다.
법원은 현재 수사기관에서 초동 수사가 진행중이며 수사가 끝나 기소되도 심급이 달라 사건 병합이 여의치 않은 점 등 여러 사정이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성폭행과 관련해 심 선수의 법률대리인인 임상혁 변호사는 “심 선수는 정신적 충격 때문에 지금도 매일같이 악몽에 시달리고 있다”며 “얘기하기 어려웠을 텐데 제2, 제3의 피해자가 생기는 것을 우려해 용기를 냈다”면서 피해사실을 밝힌 이유를 설명했다.
특히 심 선수는 자신을 상습폭행한 혐의로 재판을 받는 조 전 코치가 법정에서 반성하지 않고 폭행을 정당화하는 모습에 고소 결심을 더욱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을 수사중인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심 선수에 대한 피해자 조사를 2차례 진행했으며 조만간 조 코치가 수감 중인 구치소에서 피의자 조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경찰은 심 선수가 밝힌 수차례의 성폭행 피해와 조 코치가 받는 폭행 혐의의 연관성이 큰 것으로 보고 이 부분을 집중적으로 살펴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성폭행은 일반적으로 폭행·협박 이후에 이뤄진다”며 “이 사건도 그럴 가능성이 높아 그 부분을 들여다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심 선수 측은 이날 체육계 전수조사 등의 성폭행 근절 대책을 내놓은 문화체육관광부도 이번 사건을 막지 못한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임 변호사는 “심 선수는 선수촌 등지에서 코치로부터 피해를 당했다”며 “관리·감독을 철저히 해야 할 문체부와 대한체육회의 잘못이 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 사건은 심 선수가 2018 평창올림픽을 앞두고 진천선수촌에서 훈련하던 도중 조 전 코치로부터 폭행을 당한 뒤 선수촌을 이탈하면서 알려졌으며 조 전 코치는 1심에서 징역 10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조현철·박건기자 hc1004j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