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사박물관에서
/윤석산
과학사박물관에 오니
다이아몬드가 결코 인간의 소유가 아님을 알겠구나.
더더욱 부호만의 소유가 아님을 알겠구나.
지구의 보이지 않는 깊고 깊은 지층 어딘가에
숨겨진 채
인간의 어떤 탐욕으로도 정제될 수 없는
반짝임만으로, 살아 있는
과학사박물관에 와서
비로소 보석들이 보석이 아닌,
결코 그 누구의 소유도 아닌
다만 스스로 빛 발하는 그 자신임을 본다.
- 윤석산 시집 ‘절개지’ 중에서
우리는 착각하고 있다. 재력가나 권력자가 되면 혹은 높은 지위에 오르거나 아이돌처럼 대중의 인기를 받으면 빛이 날 것으로 잘못 알고 있다. 그 착각은 깊어져서 외모도 성형으로 정제(?)하면 빛이 날 것으로 속고만 있다. 착각이 기만이 되고 그 기만을 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다이아몬드가 본래 인간의 소유물이 아니면서 다만 스스로 빛 발하는 그 자신이듯, 본래의 ‘나’로 돌아와, 우리도 스스로 빛을 발하는 우리 자신으로 살 수는 없는가, 아무도 보아주지 않는다 할지라도./김명철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