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헌 욱 경기도시공사 사장
경기도시공사는 살기 좋은 지역사회 건설과 도민의 주거복지 향상에 기여하기 위한 조직이다. 1997년 창립 이래 올해 22돌을 맞았다. 지난 2월에는 공사의 제11대 사장도 새로 부임했다. 이헌욱 사장으로 역대 공사 사장 가운데 가장 젊다.
그만큼 공사도 젊어진 다는 의미다. 이 사장은 취임과 동시에 새 경영방향으로 ‘공정 경영·고객 경영·혁신 경영’을 제시했다. 이 경영향방에는 공사의 앞으로 나가갈비전과 경기도의 주택환경 패러다임 변화가 녹아 있다.
경기도시공사 제11대 사장 부임
‘공정경영·고객경영·혁신경영’ 제시
“외부환경에 능동적 대응 혁신조직을”
고객요구 적극 반영한 경영 체계 확립
자율적 혁신능력 제고 성과중심 조직화
중산층 위한 혁신적 임대주택 모델 마련
이자 대신 임대료로 20년 주거 안정 꾀해
주거문제 해결 공공 기업 ‘재도약’
안정된 서비스 제공 위해 증원 필요
이 사장이 첫 번째로 강조한 것은 ‘공정’이다.
여기에는 ‘공정’을 매개체로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도정운영 철학과 같은 맥을 잊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이 사장은 “주택과 토지를 개발하며 소수에게 이익이 독점되지 않고 서민, 중산층의 주거 안정화와 일자리 창출 기반을 조성하는 것이 바로 공정경영”이라고 설명했다.
이 사장이 말하는 고객 경영은 사회적 경제주체와 상생협력을 통한 도민에게 최고 수준의 서비스 제공, 고객요구를 반영한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고객 최우선 경영 체계 확립을 말한다.
혁신 경영은 이 사장의 철학이 가장 잘 묻어나는 부문이다.
자율적 혁신능력 제고를 통한 성과중심의 조직으로의 변모, 그가 그리는 공사의 미래다.
이 사장은 “과거의 성과는 창조적으로 계승하고 발전시키되 지난 관성에서 탈피해 외부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혁신조직으로 변화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혁신에 대해 지금까지 없었던 재화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이 역시 가성비 좋은 정책을 강조하는 이 지사와 맥을 같이하는 정책이다. 그러나 이 사장은 단순히 가성비 좋은 정책, 그 이상의 대혁신을 통한 지금까지 없었던 공공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생각이다.
공사가 혁신모델 제공을 통해 주택환경·주택정책의 패러다임을 바꾸겠다는 것이다.
이 사장은 “대표적으로 애플이 만들어낸 아이폰이 있다. 아이폰이 시장에 소개되면서 시장의 흐름이 스마트폰으로 바꼈다. 시장을 선도적으로 이끌어 나가는 것. 공사가 가야할 길”이라고 말했다.
그의 이러한 생각은 우리나라의 기형적 주택문화에서 시작했다.
이 사장은 “집이 우리사회의 가장 큰 문제다. 집이 전재산인 우리나라에선 집을 못사서, 또 집값이 떨어질까 전전긍긍한다. 집값이 떨어지는데 온 신경이 가있으니 집값은 더 오르고 악순환이 반복된다”고 진단했다.
해결책으론 적정한 비용을 지불하면 지속적으로 살 수 있는 혁신 주택모델을 제시했다. 특히 중산층을 위한 혁신적 임대주택 모델이 그 중심이다.
이 사장은 “주거복지가 예전엔 단순히 사회적 약자에게 제공했다면 현대 사회에선 보편적 복지가 돼야한다. 그러기 위해 평범한 중산층이 빚을 내서 집을 사지 않아도 주거안정이 보장되는 그런 임대주택 모델을 만들어보고자 한다”고 밝혔다.
혁신 임대주택은 중상층이 빚을 내 주택을 구입했을 때 지불해야 하는 이자 대신 임대료를 지불하면 안정적으로 20년 이상 주거할 수 있는 주택이다.
여기에 지금까지 특별한 서비스를 두가지 정도 제공, 내 집 마련과의 선택적 비교를 고민하게 만들겠다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장기적으론 공사의 수익성을 떨어지지 않게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 사장은 “앞으로 공사는 분양주택보다는 임대주택에 집중할 계획”이라며 “특히 혁신 임대주택 모델을 임기중에 적어도 한곳을, 공사가 조성하는 택지중에서도 가장 좋은곳에 천세대 이상 대규모로 조성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공사는 지난 5월 새로운 임대주택 모델 수립을 위해 ‘사회주택사업단’을 발족하기도 했다.
경기도가 추진하는 임대주택 4만1천호 공급과 관련 도민들의 반발에 대해서도 소신을 밝혔다.
이 사장은 “도민들이 가장 우려하는 건 임대주택 조성이 주변 집값이 하락을 부추긴다는 것이다. 서울시 오류동에 임대주택이 들어왔을때 근처 주민들의 반발히 상당했다. 하지만 분석해보니 집값 하락은 거의 없었다. 오히려 임대주택 입주 대상자가 청년과 신혼부부라면 동네가 젊어지는 긍정적인 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임대주택 조성 후 벌어질 교통난에 대해서도 “임대주택 입주시 차량이 없는 사람을 우선 선정하거나 계약 조건에 차량이 없는 걸 전제하면 된다”고 해결책을 제시했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용인 경기행복주택사업도 이러한 그의 소신을 바탕으로 주민들을 설득해 사업을 추진해나갈 방침이다.
경기도시공사는 3기 신도시 조성사업 시행을 앞두고 조직의 변화가 필요한 상황이다.
485명의 직원들과 1조6천532억원의 자본금을 바탕으로 3기 신도시 사업을 주도적으로 이끌기엔 역부족이란 지적 때문이다.
더욱이 이 지사는 3기 신도시 추진계획 발표 자리에서 공공임대주택 확대, 공동주택 원가공개, 후분양제 도입, 개발이익 도민 환원 등 경기도형 주거정책을 3기 신도시에 접목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개발이익 도민 환원사업이 바로 이 지사의 핵심 정책인 기본소득형 국토보유세 도입이다.
이를 위해 공사의 3기 신도시 참여비율 40~50%가 요구되고 있다.
이 사장은 “3기 신도시 등 공사가 주도적으로 해야 할 일들이 많다. 이를 위해 임기 내 공사 인원을 1천명 수준으로 늘리는게 목표”라고 말했다.
3기 신도시 사업 후 늘어난 인력에 대해서도 도시재생사업, 스마트시티 등 시대 변화에 맞춰 공사가 해야할 역할이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공사는 도시재생사업으로 주거환경 개선사업, 도시재생 뉴딜사업, 소규모 주택정비사업 등 노후 된 도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자율주행 시범단지인 판교제로시티, 다산 신도시 내 스마트홈과 스마트 파크 조성 등 경기도 특성에 맞는 중장기 스마트시티 기본계획을 수립중에 있다.
도민의 주거안정과 일자리 창출이라는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이 사장은 공사 내부도 재정비중이다.
이헌욱 사장은 “능력과 성과 위주의 인사와 조직혁신을 진행하겠다. 주어진 업무를 충분히 수행할 수 있는 인재에게 권한을 주고 그 권한에 대한 책임지게 하겠다”며 “또 결재단계 축소, 보고 간편화, 과감한 권한 이양 등 탄력적 인사운영과 유연하고 수평적인 조직구조를 갖추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공사가 도민의 주거문제를 해결하는 공공서비스 제공기업으로 변모하고 재도약하겠다. 경기도가 약속한 공공임대주택 4만1천호의 공급은 물론, 중산층과 서민들이 빚지지 않고 살 수 있는 주거환경 마련에도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임하연기자 lft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