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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활용

/정채원

마흔에 햄릿을 버렸다

폐경 이후에

D.H.로렌스도 버렸다

최근엔 프로이트까지 버렸다



동이 트기 전

수거함을 뒤졌다

프로이트를 탁탁 털어

다시 주워왔다

밤새 뜬눈으로 잠꼬대하는 꿈

-새들이 자꾸 울려고 하는 것 같아요

해석이 필요하다

잘하면 떡이 될지도 모른다

- 정채원 시집 ‘일교차로 만든 집’

 

 

 

 

분리수거로 온 세상이 골치를 앓는다. 제대로 분리되지 않은 쓰레기가 뒤섞인 거리는 온갖 냄새와 여기저기 나뒹구는 폐품들로 인해 역겹다. 또한 산속에 몰래 내다 버린 물건들이라니, 내가 필요하지 않으면 아무런 양심의 가책도 없이 우리는 이렇게 아무 곳에나 버리는 것이다. 그리고 요즘 플라스틱으로 인한 환경오염은 얼마나 심각한가. 속수무책 죽어가는 생물들, 우리가 우리도 모르게 흡수하고 있는 플라스틱 조각들, 그야말로 인류는 종말을 향해 치닫고 있는 것 같다. 시인은 책을 버렸다. 읽고 또 읽고 마음의 양식을 쌓은 책들, 시인에게 있어 책들은 생명을 유지시켜주는 밥과도 같은 것이지만 언젠가는 버려야 할 물건이다. 그리하여 시인은 과감하게 그 책들을 버린다. 하지만 그렇게 쉽사리 버릴 수 없는 것이어서 다시 가져온다.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우리네 물건도 그러면 좋겠다. 가볍게 쓰고 가볍게 버릴 물건들이 아닌, 진정한 가치가 있어 오래도록 활용할 수 있는 그런 것들이면 좋겠다./서정임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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