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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와 함께 하는 오늘]노새의 노래

 

 

 

노새의 노래

/류미야

세상에 없으면서 있는 것이 있지

 

오월 장마당은 옛길 너머 사라지고 그을린 농투성이 옷을 바꿔 입었어도 땅은 바로 그 땅 울 엄니 눈물이 밴 그 길 타박이며 하냥 걸어왔다네 목청 다 떼고도 즐거운 나는 노새, 벌거숭이 황톳길 천둥 치듯 닦이고 등꽃 박꽃 칡넝쿨 베어지고 뽑혔어도 길은 기억하지 사라진 것들의 발소리 거친 풀 한 줌이면 푸르르 길을 끌며 근본 없는 목숨이지만 말보다 오래 사는,

 

세상엔 없으면서도 있는 것이 있다네

 

 

 

 

■ 류미야 69년 경남 진주 출생, 2015년 《유심》 시조 등단. 시집 『눈먼 말의 해변』. 제4회 공간시낭독회문학상, 제7회 올해의시조집상 등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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