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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색의 뜨락]복된 삶

 

 

당 태종(재위724~749) 이세민은 스스로 인간 최고의 지위에는 올랐지만, 근심 걱정이 끊임이 없었다.

도처에서의 반란이며, 도탄에 빠진 백성걱정, 호시탐탐 적국의 침략에 대한 걱정 등 하루도 마음이 편하지는 못하였다.

어느 날 ‘사주가 같으면 팔자도 같은지’ 궁금하여 자신과 같은 사주를 지닌 사람을 찾도록 신하에게 명하자 두 사람을 대령하였다.

태종이 사는 형편을 묻자, 한 사람이 먼저 이르기를, “폐하 저는 꿈만 꾸게 되면 천하의 재물이 제 것이요, 만조백관과 삼천 궁녀를 거느리고 지내오나 꿈을 깨면 먹는 것도 어려워 근근히 지내 옵니다.”

자신은 현실에서는 궁핍하지만 꿈 속에서는 천자 노릇을 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또 한 사람이 이르기를 “신은 아들이 여덟 명인데 모두가 만석꾼입니다. 정월 초하루부터 칠일마다 한 번씩 아들 여덟명이 번갈아 가면서 비단옷이며 진수 성찬으로 정성을 다하고 있습니다.”

‘이 사람은 천자인 나보다 더 복이 많은 듯 하니, 걱정을 좀 만들어 주어야 겠다’ 라는 속셈을 지니고 태종은 야광구슬을 하나씩 나누어 주며 “우리가 한낱한시에 태어났으니, 매년 봄마다 한 번씩 만나 놀아 보세나, 그날은 반드시 지금 주는 이 야광구슬을 꼭 가져와야 하네.”

아들 여덟을 둔 부자는 집이 황하강 건너에 있었는데, 천자는 신하에게 ‘부자가 돌아가는 배를 함께 타고 가면서 야광구슬을 물 속에 고의적으로 빠트리라’ 명하였다.

변복을 한 신하는 부자가 야광구슬을 자랑하자 보여주기를 청하며 배가 기우뚱 거릴 때 그 보배를 황하강 물속에 던져 버렸다.

부자는 천자께서 주신 야광구슬을 잃어 버렸으니 태산같은 걱정을 하며 지낸지 사흘째 되던 날, 황화강 강변에 사는 소작인이 잡은 잉어를 들고 부자의 집으로 찾아 왔다.

그런데 그 잉어의 배를 갈라 보니 야광구슬이 들어 있는 것이었다. 복이 있는자는 역시 운이 남 다른듯, 하필 야광구슬을 삼킨 잉어가 부자의 집으로 온 것도 행운이 아닐 수 없다.

이듬해 사주가 같은 세 사람이 모여 천자는 내심 부자의 피골이 상접했을 얼굴을 기대하였다. 감히 천자가 하사한 구슬을 잃어 벌을 받을 것을 두려워 지난 일년동안 근심과 걱정을 하며 지내었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이런 뜻밖에도 부자는 더욱 좋은 얼굴이 되어 나타 났으며 구슬을 천자에게 보여주는 것이었다.

지초지종을 듣고 잃어버린 야광 구슬을 다시 찾게된 내력을 말하자 천자는 무릎을 치며 감탄 하였다.

“아, 복을 지은 자는 역시 다르구나 그대가 천자보다 더 복이 있는것이 샘나 걱정을 좀 주려고 일부러 구슬을 잃게 하였지만 그 넓은 황하강의 구슬이 용케 잉어의 뱃속에 들어가고 그대의 걱정을 면케 해 주었구나.”

그리고 두 사람에게 호를 하나씩 하사했다.

“밤마다 꿈속에서 천자 노릇을 하는 그대 에게는 몽천자(夢天子), 근심이 없는 그대에게는 무수왕 (無愁王)이란 호를 내리노라.”

자신이 지은 복은 남이 어찌 할 수가 없음이다.

천자라 해도 어찌 할 수가 없으며 복은 자신이 받기 마련이다.

《화엄경》에 ‘보시바라밀’이 환희지라 하였다. 보시를 하면 행복해지고 보살의 십지 중 제일인 환희의 땅에 이른다고 한다. 복있는 사람이 되려면 복을 지어야 한다.

내가 복을 지어야 내 삶도 바뀌고 운명도 바뀌는 법. 남에게 조그마한 선행도 베풀지 않으며 누군가 나를 도와 주기를 바라고 부자가 되기를 소망한다면 이뤄 질 수 없다. 이것은 세상의 당연한 이치이다.

어려움에 처한 이웃을 돕고 보살피는 공덕처럼 수승한 보시가 어디에 있겠는가, 적극적으로 복을 지으면 환희심이 가득한 환희지에서 살게 된다. 능력에 따라 베풀고 적선하는 복을 지을 때 나날이 복된 사람이 되는 이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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