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시간 전부터 나와서 기다렸는데….”
‘마스크 5부제’ 시행을 앞둔 8일 수원시 장안구 한 약국 앞에서는 마스크를 사기 위해 몰려들었던 시민들 중 절반 가량이 마스크를 구매하지 못하고 아쉽게 발길을 돌려야 했다.
2만3천여 곳의 약국 중 7천여 곳의 당번 약국이 문을 여는 일요일, 대로변에 위치한 한 당번 약국 앞에는 판매 시작 2시간 전부터 마스크를 구매하기 위해 시민들의 긴 줄이 늘어섰다.
마스크 판매 개시 30분 전에 약사가 직접 나와 이날 대형 마스크는 60명, 소형 마스크는 15명까지만 구매할 수 있다고 외쳤지만, 자리를 벗어나는 시민들은 거의 없었다.
시민들은 “정부에서 250매씩 푼다고 했는데 모르는 일 아닌가”, “소형 마스크라도 구매하겠다”며 혹시나 하는 마음에 자리를 뜨지 못했고, 시간이 지날수록 오히려 줄은 더 길어져 판매 개시 10분 전에는 130여 명에 달했다.
1시간 전부터 줄을 선 시민 A(70)씨는 “오전 9시 약국 개점에 맞춰 왔을 때 오후 2시에 판매하니까 그때쯤 오라고 했는데, 막상 시간 맞춰 와보니 줄이 길어 못 살 것 같다”고 한숨을 쉬었다.
마스크 판매를 시작한 지 20분도 지나지 않아 대형 마스크 물량은 동이 났고, 8세 이하의 아이들만 쓸 수 있는 소형 마스크만 남았다.
줄을 서서 기다렸던 시민들은 황망한 표정으로 쉽사리 약국을 떠나지 못했고, 몇몇 시민들은 왜 정부에서 말했던 것과 다르냐며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또 마스크 판매로 인해 의약품을 사려고 약국에 찾아온 시민들이 불편을 겪는 상황도 발생했다.
이 약국의 약사 B씨는 “마스크 물량은 그날그날 들어와봐야 안다, 250개가 들어오는 날도 있고 100개가 들어오는 날도 있다”며 “오늘은 대형과 소형 합쳐서 총 150개가 들어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1㎞ 가량 떨어진 한 약국에서는 쉽게 마스크를 구할 수 있는 상황도 벌어졌다.
약사 C씨는 “오전 10시에 마스크가 들어온다는 연락을 받고 오후부터 문을 열었다”며 “갑작스럽게 물량이 들어오지 않으면 요즘은 어딜가나 줄을 서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편지수기자 pj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