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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찌르는 악취 여름철 속앓이

더워도 창문 못열고 비지땀 두통.매스꺼움 상시 고통 심야시간대 약품 냄새 극성

지구온난화, 피부암 등 환경파괴로 인한 심각한 문제들이 세계 곳곳에서 터져나오고 있다. 특히 21세기 중반까지 중국의 빙하 중 3분의2 가량이 녹아 없어져 3억명이 위기에 처할 것이라는 소식도 들리고 있다. 이제 환경문제는 개인은 물론 특히 기업에서 많은 노력을 기울여 최대한 환경을 보호해야 한다는 목소리에는 이견이 없을 것이다.
이와 관련 수원시 장안구 정자동과 파장동 일대 주민들이 인근 화학공장들에서 내뿜는 악취와 분진 그리고 소음들로 인해 수년간 상당한 피해를 입고 있고 있다고 주장하고 나서 충격을 주고 있다.
SK케미칼(장안구 정자1동 600번지), SKC(장안구 정자동 633번지) 수원공장 등이 그 대상 공장으로 최근까지 많은 투자를 해 설비개선을 했다고 하지만 주민들은 여전히 고통을 호소하고 있어 ‘근본적인 대책마련’이 시급한 상태다.
이에 따라 본지에서는 4회에 걸쳐 주민 및 학생들의 피해 상황, 수원시와 기업의 대처, 대책 등을 집중 조명, 주민들이 보다 나은 주거환경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자 한다.

SK케미칼, SKC 수원공장 ‘화학약품 냄새’ 인근 주민 병들게 한다.
1. 고통받는 아파트 주민
2. 공장이전 요구하는 학생들
3. 수원시와 SK케미칼 뭐했나
4. 대책은 무엇인가

“날은 덥지, 창문 열면 냄새 나지, 그렇다고 이사를 갈 수도 없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속앓이만 하고 있는 정자.파장동 일대 아파트 주민들의 고민이다.
SK케미칼, SKC 수원공장 등의 공장에서 뿜어내는 악취, 소음, 분진 때문에 인근 주민들의 피해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이들 공장의 사정권(?)에 속하는 주민은 약 3만5천세대. 일부 주민들은 화서역과 성균관대역 주변에서도 똑같은 냄새를 맡았다고 언성을 높였다.
실제로 지난 16일 SK케미칼 바로 옆에 위치한 S아파트 한 벤치는 SK케미칼 성토장이었다.
주부 이모씨(39)는 “‘단내’ 같은 화학약품 냄새가 나는데 5월에 가장 많이 난다”며 “더운데 창문을 닫아 놓을 수도 없고 이사를 갈 수도 없어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김모(37) 주부는 “아파트 분양을 받고 입주할 당시 분양업체에서 2004년에는 공장이 이전하므로 그때 까지만 참으면 된다고 해 그 말을 믿고 이사를 왔다”며 “그러나 5년이 지났지만 이전에 대한 얘기는 커녕 냄새 때문에 생활도 불편하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주부 박모씨(37)는 “날씨가 흐리거나 비오는 날 그리고 비 온 다음날에는 냄새가 특히 심하다”며 “이런 날에는 머리가 아프고 속이 메스꺼워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고 하소연했다. 이씨는 또 “지난 2002년 5월에 이사를 왔다”며 “이사 온 첫 날은 냄새 때문에 머리가 아파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고 당시 상황를 설명했다.
SKC 수원공장 인근 C아파트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다.
주민 이모씨(48)는 “평소에는 기계 돌아가는 소리 때문에 창문을 열어놓을 수도 없다”며 “혹시 창문을 열기라도 하면 매캐한 냄새와 함께 방다닥과 마루에 검은색의 먼지같은 분진이 날아들어와 발바닥이 시커멓게 얼룩진다”고 말했다.
양모씨(여.49) 또한 “구름 낀 날과 비오는 날 특히 장마때 냄새가 심하게 난다”며 “이제 곧 장마가 시작되는데 어떻게 생활할지 모르겠다”고 걱정했다.
이 외에도 I, D, H, S 아파트 등 주민들 역시 피해는 입고 있지만 아파트 가격이 떨어질 것을 염려해 모두 ‘쉬쉬’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 같은 피해는 수원시청 홈페이지에도 고스란히 소개되고 있다.
권모씨는 지난 12일 시 홈페이지에 “약품 냄새 때문에 머리가 아프다”며 “냄새 오리지날로 날아오면 진짜 미친다”며 SKC의 이전을 요구했다.
장모씨는 지난 3월 25일 “심야 시간만 되면 매캐한 냄새가 나는데 단지 냄새로만 끝나지 않는다”며 “대기업의 횡포에 맞서 투쟁하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게다가 지난해 7월 24일에는 SK케미칼 보일러 청소작업과정에서 발생한 분진이 서호천 부근 이목2교와 율목교 일대에 이르는 광범위한 지역에 쏟아져 주민들이 불안에 휩싸이기도 했다.
이와 관련 수원환경단체연합과 SK케미칼 인근 아파트 주민들의 지난해 설문조사 결과(중복 표기 포함)도 이 같은 현실을 객관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총 103명의 응답자 중 102명이 ‘냄새가 난다’고 응답해 거의 모든 사람이 약품냄새를 맡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14명이 매일, 71명이 부정기적으로 맡은 것으로 조사됐다.
냄새 지속 시간에 대해서는 85명이 ‘약 5시간’, 4명이 ‘약 2시간’ 등으로 답했고 냄새가 가장 심한 시간으로는 62명이 ‘22시~03시’, 54명이 ‘03시~08시’, 42명이 ‘08시~10시’로 답해 주로 심야 시간에서 새벽에 냄새가 심한 것으로 드러났다.
냄새 종류로는 코를 찌르는 냄새(71명), 신냄새(53명), 썩은 계란냄새(39명), 신너냄새(20명) 등 다양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외에도 69명이 ‘냄새가 강하다’, 38명이 ‘불쾌해서 토하거나 두통이 나거나 숨을 쉴 수 없다’고 응답, 냄새로 인한 자극이 심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냄새로 인한 증상으로는 두통(78명), 매스꺼움(45명), 어지러움(25명) 순으로 나타났으며 소음에 대해서도‘웅웅(98명)’하는 강한 소음(68명)으로 다른 일에 집중할 수 없다(45명)는 주민도 상당했다.
수원환경운동연합 장동빈 사무국장은 “화학공장이 이미 들어 서 있는 지역에 주택단지를 조성한 것이 이해가 안 된다”며 “아무리 설비개선을 하더라도 한계가 있으므로 근본적 해결은 공장이 이전하는 것 뿐”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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