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당국이 교통사고를 예방한다며 인천지역 특정구간을 대상으로 운행속도를 하향조정했으나 오히려 정체현상만 초래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특히 이들 구간에서 과속행위에 대한 집중단속이 이뤄지면서 심한 정체에 시달린 운전자들로부터 불만이 터져나왔다.
12일 인천지방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해 시범운영을 거쳐 올 3월부터 시내 50.7km구간에서 도심부 제한속도를 시속 50km, 주택가 등은 30km로 지정하는 ‘안전속도 5030’대책을 운영하고 있다.
이에 따라 경찰은 3월부터 집중단속에 나서 6월까지 4개월 간 하루 평균 78건 꼴인 모두 9천389건을 단속했다. 이 같은 수치는 운행속도 하향조정 전인 지난해 같은 기간의 2천970건에 비해 무려 6천419건이나 늘어난 것이다.
단속 장비가 설치된 사실을 모르고 평상시와 같은 속도로 운행하다 적발된 운전자들은 경찰당국이 사고를 예방한다는 명분 아래 적발건수 올리기에만 치중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인천시 남동구 구월동 상가밀집지역에서 과속으로 적발된 한 운전자는 “상가가 많다는 이유로 제한속도를 대폭 내린 것은 도저히 이해하기 어렵다”면서 “적발된 장소는 시속 30km로 운행할 경우 오히려 행인들과 실랑이하기 일쑤인 곳”이라고 항변했다.
또 인천시 중구에서 적발된 운전자는 “규정 속도를 크게 위반하지 않았음에도 경찰이 행인들의 발길이 뜸한 시간대에 단속을 실시하고 있다”면서 “물론 문제가 있다면 단속에 나서는 것이 마땅하나 무조건적 단속이 아닌 탄력적 운영이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에 대해 “과속단속의 목적이 사고예방에 있는 만큼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가 절실하다”면서 “제한속도를 대폭 강화한 경찰의 취지를 알리는데 더 힘쓰겠다“고 전했다.
[ 경기신문 / 인천 = 이재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