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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환의시대, 사회적경제] 시장과 기술의 변화를 검토해야 한다

 

코로나19의 위기로 시장경제와 기술산업 쪽에서 변화의 강력한 징후들이 나타나고 있다. 먼저 재택근무와 원격노동을 더욱 쉽게 만들 사회연결망 서비스가 부상하고 있다. 생활의 혁신, 소비의 혁신, 시민사회의 혁신이 이러한 ‘접속’의 산업을 타고 일어날 것은 불 보듯 뻔하다.

 

다음으로, 보험과 안전 분야의 서비스가 꾸준히 발달하고 있다. 2014년 메르스와 세월호 사건 이후 한국사회는 공공영역에서 안전문제를 강조했다. 이를 받쳐주는 서비스군이 발전했다. 보장과 보안, 경호 등의 분야 서비스가 발전하고 일반 시민들이 소비하는 서비스가 될 가능성이 크다. 재난으로 훼손된 것을 보존하고 복원하는 기술, 이에 관련된 보험 서비스 등도 가시적인 변화를 보일 것이다. 핀테크, 블록체인을 비롯하여 공인, 보증에 관련된 기술에 대한 투자도 늘고 있으며, 금융거래, 공유경제 등에서 개인재산의 보장과 안전에 관련된 각종 제도의 개선을 촉구하게 된다.

 

한편으로, 피부에 와닿을 정도로 생태환경에 관한 시민운동이 주류 사회운동으로 부상하고 있다. 일시적 현상은 아니다. 이는 환경기술, 생태적 기술이라고 부르는 분야를 발전시키고 있다. 에너지, 바이오, 쓰레기저감, 보건, 의약 등을 아우르는 ‘기후재난 대비기술’ 군이 폭을 넓히며 발달한다. 이 중에서 상용화되는 것들은 수년 안에 의식주에 적용되고 생활제품 소비시장에 나오면서 우리의 일상생활을 하나씩 바꿀 것이다.

 

코로나 상황은 산업과 경제만이 아니라 개인의 사적인 삶도 바꾸었다. 인류는 자연경관, 환경친화적 분위기, 전원이 연결된 삶, 그리고 전통과 추억이 남아있는 시골동네를 동경하게 되었다. 지역살이에 가치를 두게 된 것이다. 지금은 ‘비접촉 즉접속’의 시대다. 물리적으로 접촉하기를 꺼리지만 언제든 즉시 접속하고 싶은 것이 지금 코로나 상황이다. 그런데 물리적 접촉은 효율적으로 줄이면서 어디에서나 접속할 수 있는 서비스는 코로나 같은 재난을 떠나서도 앞으로도 확장될 것이다. 그렇다면 지방에 살면서 디지털 서비스를 통해 대도시의 인프라에 접근하도록 돕는 경제는 값어치가 상승한다. 배달 서비스의 발달은 당연한 것이다.

 

지역살이를 선호하게 되지만 동시에 지방소멸도 앞당겨질 것이다. 온라인으로 여러 서비스를 누릴 수 있다면 굳이 수도권에서 굳이 안 살아도 된다 생각하지만, 역설적으로 더 많은 이들이 여행할 때를 제외하고는 대도시를 두고 동떨어진 지방으로 갈 이유가 없다고 느낄 것이다, 그 정도로 온라인 서비스가 발달할 것이기 때문이다. 여행조차도 대도시에서 손쉽게 자주 누릴 수 있다고 느끼게 된다. 어디 사는지 그 자체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대도시를 더욱 선호하는 경향, 자주 지역으로 가서 단기적 삶을 누리려는 경향이 증가할 것이다. 그렇다면 지역민과 여행자, 주민과 단기 이주자 사이의 사회적 갈등이 드러날 개연성도 높아진다.

 

한국사회는 통신과 교통 인프라가 좋다. 또 사람들은 더욱 이런 편의를 누리도록 정부가 투자하기를 원한다. 지방으로 이사를 가는 대신 이동과 운송의 발달을 요청할 것이다. 전국의 통신망 여건이 다 좋다면, 대도시 근처에 교통망이 좋은 곳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것이 가장 삶의 질을 높이는 방법이라고 느끼게 될 수도 있다. 그 대신 잦은 이사, 일인가구의 집, 함께 사는 주택공급, 유목민을 위한 집 등 이동성이 많은 삶을 누리게 될 것이다. 따라서 그런 생활양식과 소비패턴에 맞는 기술과 서비스가 늘어나야 할 것이다.

 

사회적 경제조직은 이처럼 눈에 띄게 드러나는 시장과 기술의 변화를 놓고 자신들의 서비스를 예민하게 점검해봐야 한다. 생태계 문제를 해결하는 기술, 배달 노동자의 문제를 해결하는 플랫폼, 재택근무와 원거리업무를 추구하는 시대에 맞는 프리랜서들의 이합집산을 돕는 서비스, 시민의 편익을 위해서 개인의 보안과 일상의 안전 문제를 해결하는 기술, 사회적 보장을 보충대리 해주는 디지털 서비스, 지역살이를 돕고 지역에 대한 접근권을 높이면서 지역민과 상호혜택을 나누도록 돕는 서비스 같은 것들은, 사회적 경제 분야가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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