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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패 갈라 싸우는 검찰…국민은 안중에도 없나

  • 등록 2020.07.31 06:36:36
  • 17면

검찰 고위직에 있는 두 사람이 압수수색 문제를 놓고 멱살을 잡고 드잡이판을 벌여 사무실 바닥에 구르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정치가 사법기관에 깊숙이 개입됐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치욕스러운 사건이다. 따로 줄을 선 검찰총장 패와 서울중앙지검장 패가 벌이는 패싸움의 연장선상으로 해석된다. 날로 고달파지는 국민 정서는 안중에도 없는 검찰의 추태는 하루빨리 종결돼야 할 것이다.

 

전 채널A 이동재 기자와 한동훈 검사장이 공모했다는 소위 ‘검·언 유착’ 의혹 사건 수사팀장을 맡은 정진웅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장이 29일 오전 법무연수원 용인분원 사무실에서 한 검사장의 휴대전화 유심(USIM·가입자 식별 모듈)칩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몸싸움을 벌였다. 한 검사장은 “공권력을 이용한 독직 폭행”이라고 주장하는 반면,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물리적 방해 행위로 인한 폭행”이라고 상반된 주장을 펼치고 있다.

 

한 검사장 측의 주장은 상당히 구체적이다. 정 부장검사의 동의하에 변호인에게 전화를 걸려고 휴대전화 비밀번호를 풀려고 하자 정 부장검사가 소파 맞은편에서 몸을 날려 한 검사장을 쓰러뜨린 뒤 몸에 올라타 얼굴을 눌렀다고 주장한다. 한 검사장은 “공권력을 이용한 독직 폭행”이라고 주장하면서 서울고등검찰청에 고발하면서 감찰을 요청했고, 고검은 감찰을 결정한 상태다.

 

정 부장은 한 검사장이 휴대전화에 담긴 정보를 변경하는 것을 막으려고 제지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변호인과 통화를 위해서 비밀번호를 푸는 것은 당연하고, 유심칩을 확보하는 일은 비밀번호와 아무 관련이 없다는 차원에서 정 부장의 주장은 궁색하다. 굳이 짐작하자면 한 검사장의 휴대전화를 비밀번호가 해제된 상태에서 확보하려는 무리수 아니었을까 싶다. 병원에 드러누운 정 부장의 사진을 굳이 공개한 중앙지검의 행위는 낯 뜨거운 추태다.

 

평범한 국민은 평검사 앞에서도 발발 떤다. 국민이 검찰을 존중하는 이유는 최소한 그들만큼은 정치권에서 벌어지는 유치한 진영논리에 물들지 않고 시시비비를 가려 잘못한 사람에겐 벌을 주고 억울한 사람은 구제할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다. 그 믿음의 한복판에는 법을 집행하는 인사들은 그래도 범인(凡人)들과는 다른 인격자들일 것이라는 믿음이 존재한다.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이, 검찰총장과 서울중앙지검장이, 검찰총장 측근과 서울중앙지검장 측근이 대놓고 치고받는 상황은 정상이 아니다. 국민이 대체 무슨 죄가 있다고 이 천박한 저질 활극을 계속 봐줘야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