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팀이 직계 가족력이 있는 위암 환자의 위 점막에서 특정 유전자의 변이를 발견했다.
해당 유전자의 변이를 조기에 확인한다면, 위암 발생을 미리 예방하고 억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김나영 교수 연구팀(연세의대 소화기내과 최윤진 교수, 분당서울대병원 종합내과 온정헌 교수)은 위암 환자가 2명 이상인 직계 가족들을 조사한 결과, 위 점막에서 점액을 만드는 MUC4 유전자의 변이가 위암 발생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결과를 19일 발표했다.
위암은 환경적 요인과 유전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한다. 특히, 맵고 짠 음식, 탄 음식, 흡연, 헬리코박터균 등이 위암의 원인으로 거론되는데, 직계 가족 중에 위암 환자가 있는 경우에는 위암 위험도가 2.5배에서 3배까지 높아진다고 알려져 있기도 하다.
![(왼쪽부터) 분당서울대병원 김나영 교수, 연세의대 최윤진 교수, 분당서울대병원 온정헌 교수. /분당서울대병원 제공](https://www.kgnews.co.kr/data/photos/20200834/art_15978137288301_340152.jpg)
때문에 위암 발생에 영향을 주는 유전자를 찾아낸다면, 위암 고위험군을 조기에 선별해 내시경 검사 등의 검진이나 진단을 앞당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위암의 발생 기전을 이해할 수 있는 근거도 마련할 수 있다.
이에 김나영 교수팀은 직계 가족 내에 위암 환자가 2명 이상 있는 14가족(총 112명)을 찾아 위암 발생과 연관된 유전자 변이 여부를 분석했다.
분석 결과, 위암 환자에서는 위 점막에 있는 MUC4 유전자에 변이가 일어난 사실이 확인됐다. 본래 MUC4는 위 점막에서 끈적이는 점액을 구성하는 단백질로, 점액은 위 점막을 보호하고 소화를 도울 뿐만 아니라 암을 방어하는 역할도 한다.
하지만 가족력이 있는 위암 환자에서 나타난 MUC4의 변이, 즉 유전자의 비정상적인 발현이 위암을 야기할 수 있다는 것이 확인된 셈이다.
김나영 교수는 이번 결과에 대해 “유전자가 변이를 일으키면 위암 위험도를 높이는 주요한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처음 밝히게 됐다”고 설명하며 “향후 유전자 변이 여부를 간단하게 판독할 수 있는 진단키트가 개발된다면 위암의 조기 진단이나 치료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플로스원(PLOS ONE) 7월호에 게재됐다.
[ 경기신문/성남 = 진정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