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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 하면 부대찌개?…시민 이야기로 의정부를 '의문하다'

이색 인터뷰 웹 콘텐츠 눈길…"자유로운 발언의 장 만들고파"

 

"타지역 사람과 의정부에 대해 이야기 하면 군사도시나, 부대찌개 진짜 맛있냐는 이야기만 하게 되잖아요. 의정부 시민들이 직접 말하는 문화 이야기를 듣고 싶었습니다."

 

올해 4월 문을 연 웹사이트 '의문하다'(uimoonhada.com)는 시민들이 경기 의정부에 대해 자유롭게 이야기하는 인터뷰 콘텐츠다.

 

미군 기지촌인 '뺏벌' 주민, 지역 예술가, 래퍼, 사회복지사부터 의정부 관련 자료를 수십 년 모아온 주민이나 새로 이사 온 주민 등 대상과 주제는 제약이 없다.

 

지역 예술가의 삶과 에너지 자립부터 상권과 교통망까지, 굳이 특별한 이야기가 아니더라도 자신의 삶과 의정부에 대해 이야기 한다.

 

시청 같은 공공기관에서 다룰 법한 주제지만 사이트에 운영기관 명시도 없고 기관 콘텐츠 특유의 느낌도 없다. 개인이 운영하는 사이트지만 광고 배너나 협찬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콘텐츠가 흥미로워 사이트를 보다 보면 "누가, 왜 만든 콘텐츠지?"라는 의문이 자연스럽게 든다.

 

운영자이자 제작자인 양준필(34) '더 필링' 대표는 4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사람의 이야기를 기록해 책처럼 만들고 싶다"고 설명했다.

 

6살때부터 의정부에서 살아온 토박이인 양 대표는 다양한 콘텐츠를 제작하는 일을 하고 있다. 의정부문화재단과 작년 인쇄물 제작을 하며 인연을 맺었는데, 올해 양 대표의 제안으로 '의문하다'를 기획하게 됐다.

 

양 대표는 "공간과 사람의 이야기를 담은 콘텐츠들이 대부분 서울 중심으로만 제작되는 것이 의정부 토박이로서 안타까웠다"며 "미군기지가 떠난 의정부를 말할 문화는 무엇일까 하는 고민을 문화재단과 공유하며 '의문하다'를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의정부 문화재단과 파트너십을 맺고 지원을 받기는 하지만, 기획과 제작은 오롯이 양 대표의 솜씨로 담아낸다. '공공기관 콘텐츠'의 느낌이 안 나는 이유다.

 

"어렸을 때부터 다른 사람을 관찰해서 일기를 쓰는 것을 좋아했다"는 그는 "사람들이 스스로 잘 모르지만, 누구의 이야기든지 멋진 콘텐츠가 될 수 있고, 그 콘텐츠를 잘 만드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올해 4월 '의문하다'에 담긴 미군 기지촌 뺏벌마을 주민 인터뷰는 의정부의 현재 고민을 여실히 보여줬다. '개도 달러를 물고 다녔다"는 화려한 과거 이야기를 미군 철수로 텅 빈 현재 사진에 담았다.

 

양 대표는 "이미 슬럼화된 공간을 예전 기억과 함께 지키고 계신 어르신을 인터뷰하며 사라지는 공간과 그 기억에 대한 생각을 많이 했다"며 "미군기지가 나가고 변화의 갈림길에 선 의정부시가 고민할 지점과 맞닿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현재는 문화재단과 함께 인터뷰 대상을 찾아가서 콘텐츠를 만들고 있는 양 대표는 코로나 사태가 종식되면 무작정 거리로 나가 시민들을 만나 인터뷰하고 싶다고 한다.

 

"자극적이지 않고 느리고 담담한 톤으로, 한명이 보더라도 깊은 느낌을 줄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고 싶다"는 그는 "의정부 시민들이 신문고처럼 한마디 하겠다고 나설 수 있는 자유로운 장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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