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미술관(관장 안미희)이 한국전쟁 70주년을 맞으면서 올해 마지막 전시로 기획한 ‘흰 밤 검은 낮’ 展.
내년 2월 14일까지 열리는 이 전시는 ▲전쟁 세대들의 이야기를 담은 겨울나무집 사람들 ▲분단의 상흔이 고스란히 남은 경기 지역의 풍경을 담은, 흰 도시 그리고 ▲전쟁을 기억하고 애도하는 함께 추는 춤 등으로 구성돼 있다.
▲‘겨울나무집 사람들’에서는 끝나지 않았으나 잊혀진 전쟁, 한국 전쟁을 살아간 전쟁 세대의 이야기를 작품으로 만날 수 있다.
고산금 작가는 월북 작가 이태준을 애도하며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한국전쟁 시기 출판된 그의 기행문 ‘조국의 자유와 세계평화를 위하여’의 일부를 발췌하고 필사해 동명의 작품 ‘조국의 자유와 세계평화를 위하여’를 제작했다.
박완서의 소설 「나목」을 원작으로 재창작한 김금숙의 그래픽 노블 ‘나목’은 한국전쟁 당시 서울의 모습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임흥순 작가의 ‘우리를 갈라놓는 것들’은 새로운 설치를 통해서 20세기 한국 현대사를 살아간 여성 4명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하인두 작가는 혹독했던 전쟁기와 분단체제를 통과하며 겪은 고초와 굴절의 과정에서 찾아낸 치유의 결과물로 그려낸 ‘인간 애증’과 ‘만다라’ 등을 내놓았다.
▲‘흰 도시’에서는 종전과 함께 그대로 군사분계선이 된, 여전히 잔존하고 있는 경기지역 분단의 풍경을 만날 수 있다.
30년 전 DMZ를 횡단하며 사진으로 기록한 문영태의 ‘분단 풍경’, 국내의 가장 오래된 미군 기지였던 캠프 그리브스의 미군장교 숙소를 모형으로 설치한 정정주의 ‘미군 장교 숙소’, 전명은의 ‘적군의 묘’ 연작 등을 통해 그 현장으로 따라가본다.
최민화 작가는 한국전쟁과 관련한 신문, 잡지에 보도된 사진을 차용, 이를 프린트하고 유채로 그린 ‘분홍연작’ 4점을 전시한다. 또 재난과 전쟁으로 폐허가 된 장소들을 영상으로 담은 송상희 작가의 ‘다시 살아나거라 아가야’가 상영된다.
▲‘함께 추는 춤’에선 오랫동안 유지된 분단 체제와 그로 인해 우리 사회에 깊게 남은 전쟁의 트라우마를 돌아보고자 했다.
실향민이었던 외할아버지의 삶을 애도하며 분단의 문제를 다룬 한석경 작가의 사운드 설치 ‘늦은 고백’, 한국전쟁 민간인 학살지였던 고양시 금정굴 사건을 영상에 담은 김무영 작가의 신작 ‘금정굴 프로젝트’, 신학철 작가의 회화 연작 중 ‘한국현대사-6·25 망령들’과 ‘한국현대사-6·25 통곡’ 등을 통해 망각된 기억이 어떻게 현재를 작동시키는지를 드러낸다.
셋프레스_안지미+이부록은 새롭게 출간한 ‘금단의 서재’와 새로운 버전의 ‘워바타 스티커 프로젝트-#출구를 찾아서’로 관객들과 만난다.
예술가로서 공동체를 위무하고 슬픔이 가진 힘을 변화의 원동력으로 제시했던, 민중미술의 대표작가 오윤의 ‘아라리오’와 ‘원귀’ 등도 눈길을 끈다.
[ 경기신문 = 강경묵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