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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 물(水)과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

 

‘일신우일신’

중국 은나라 탕왕의 반명(盤銘:세숫대야에 새겨놓은 말)에 나오는 ‘날마다 새롭게 한다’는 뜻으로 각오를 다질때 자주 사용된다.

 

2020년 한해도 이제 두장의 달력을 남겨놓게 됐다.

 

인류는 지구가 태양을 한 바뀌 도는 시간(공전)을 1년으로 해서, 연.월.일.시.분.초 등으로 나눠진 시간을 살아간다. 그런데 사람들은 보통 1년이라는 단위에 많은 의미를 부여하며 살아간다. 아마도 세상의 중요한 기준이 1년으로 나눠 이뤄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나이, 학년, 국가 예산, 연봉 등. 하지만 세계화속에 치열한 경쟁을 요구받는 기업들의 경우는 분기(3개월)마다 실적을 발표하고, 일하면서 발생하는 수입은 보통 월급으로 받는다. 그러나 배달.비정규직 등이 늘어나면서 수입은 시급.건당으로까지 세분화됐다. 선거 당일엔 시간마다 투표율이 발표된다. 인터넷상에 대세인 동영상 공유 사이트, 유튜브의 경우는 클릭수에 따라 수익이 발생한다. 과학으로 넘어가면 기존의 시간 단위가 훨씬 짧아진다.

 

올해는 유난히 시간 개념이 다르게 와 닿는다. 하루하루가 다르고 시시각각 일들이 벌어진다. 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코로나팬데믹은 미국에서 1초당 1명씩 확진자가 나온다는 소식도 전해진다. ‘시간이 돈이요 생명’이라는 말이 실감나는 시대다.

 

특히 올해는 우리나라도 지구온난화의 여파를 호되게 치렀다. 500년만의 섬진강 물난리는 순식간에 벌어져 커다란 피해를 입혔다. 최근 산행을 하면서 쌓인 낙엽을 밟다가 몇 번 미끄러질 뻔했다. 처음에는 이유를 잘 몰랐다. 그런데 뉴스를 보고 깜짝 놀랐다. 10월에 서울에 공식적으로 비 한방울도 내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여름 긴 장마만 생각했는데 가을 가뭄이라니. 낙엽 밟는 게 비닐에 닿는 것처럼 바스락 소리를 내며 미끄러웠다. 그런데 11월 첫날 적은 양이지만 비가 왔다. 늦가을 비는 추위를 동반하니 반갑지 않았는데 올해는 아니었다.

 

문명에 맞서는 자연의 대응이 경외감마저 갖게한다.

 

올 여름이 폭우, 내년 봄은 어떨까. 환경부는 지난 여름부터 ‘기후위기 대응 홍수 대책기획단’을 가동하고 있다. 그럼 가뭄은 어떻게 되나. 여러 부처로 나눠져 혼선을 거듭해온 ‘물관리일원화’는 또 해를 넘기나. ‘일신우일신’은 현재와 미래를 사는 생존의 법칙이 됐다.

 

 

 

 

김근식 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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