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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 에티켓

 

 공자는 "지나친 것은 미치지 못한 것과 같다(過猶不及)"고 말했다. 논어 선진편에 나온다. 상다리가 휘지도 않겠지만 진수성찬을 차리고도 드실 것이 없다고 나름 겸양지심으로 말하면서 내심 손님들의 칭찬을 기다린다. 결국 손님들은 상다리가 휘었다고 격찬한다. 하지만 세상에는 반드시 칭찬해야 하는 예의가 있다. 

 

젊은 벤처사업가 2명이 납품계약을 체결하기 전날에 영국 사장님의 초대를 받았다. 스테이크가 나오자마자 사모님께 "A1소스"를 주문하였다. 아내가 남편을 주방으로 불러서 심각한 대화를 한 후에 남편이 식탁으로 돌아왔고 정중한 표정으로 영국 사장님은 이번 계약건은 취소하자 했다. 그 이유는 간단하면서도 무거웠다. 

 

전통을 중시하는 영국에서는 식사를 시작하기 전에 사모님이 내놓은 스테이크 소스에 대한 칭찬을 하는 것이 아주 기본적인 에티켓이다. "사모님!, 이 소스의 맛과 향은 세계 최고봉이군요. 레시피를 알려주시면 아내에게 전해주고 싶습니다." 이 정도의 멘트를 하는 것이 에테켓이다. 하지만 젊은 사업가는 영국인들이 전통적으로 불편해 하는 미국, 그 미국에서 만든 美製(미제)A1소스를 달라했다. 에티켓에서 많이 벗어난 일이고 계약을 파기할 정도의 실수였던 것이다. 

 

에티켓(Etiquette)은 프랑스에서 유래한 말로 질서와 예의범절의 통칭이다. 영어로는 굿 매너(good manners)와 같은 뜻이다. 프랑스에서 예의범절을 익힌 사람이 왕실에 출입할 수 있는 티켓과 같은 것을 의미한 말에서 나온 것으로 전한다. 본부석 2열에 배치되었다고 도단위 행사 참석을 거부하고 돌아가는 졸부급 기관장을 보았다. 20년전 일이다. 대놓고 주최측에 자리배치를 지적하고 진행순서에 이의를 제기하는 인사들도 겪었다. 의전불만으로 자신의 명패를 내던진 현직 간부공무원도 있었다. 공무원에게 있어서 행사중 힘든 일이 본부석 자리배정이다.

 

우리 사회는 예의, 절제, 매너, 에티켓이라는 촘촘한 끈으로 입체적으로 연결된다. 몰입적 사견과 과도한 몸짓으로 이 줄을 끊어내면 날바닥에 추락하는 아픔을 당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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