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판 발행 5개월 만에 증보판이 발행됐다는 건, 아마도 그 만큼 읽을 만한 가치가 있다고 평가받았다는 얘기가 아닐까? 그래서 들여다봤다.

 

바로 지난 9월 말 세 번째 판으로 다시 출간된, '정치놈, 정치님'이란 제목의 책이다.

 

 

우선 제목에 대한 얘기부터 해보자. 어디서 많이 들어본 듯 하다 했더니, 드라마 '도둑놈, 도둑님'과 유사하다.

 

그런데 드라마는 2017년 5월 13일 시작됐고, 이 책의 초판은 그보다 앞선 3월 31일 발행됐다고 한다. 우연도 이런 우연이 없다. 사족 같지만 드라마 제목이 후발 작명임을 분명히 밝힌다고 한 출판사측의 입장이 이해가 간다.

 

어쨌든 이 책은 제목부터 눈길을 끈다. 알듯 모를 듯 한 게, 묘하게 흥미를 더하는 까닭이다.

 

저자는 누구일까? 경기대학교 부총장이자 한반도전략문제연구소 소장인 박상철 교수다.

 

 

그는 전 미국 캘리포니아 주립대학(UCI) 사회과학부 교환교수, UCI 민주주의연구소 초빙교수, 대통령자문 정책기획위원회 위원/헌법개정 TF 팀장,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무분과 위원, 국회혁신자문위원회 위원을 역임하는 등 오랜기간 한국정치사 현장을 지켜보며 수많은 경험을 쌓은 인물이다.

 

그런 그가, 2014년 10월부터 6년여 간 한국정치의 실체를 매 순간 관찰·분석하고 정리해 담은 것이 이 책이다. 마치 우리나라 정치에 대해 기필코 할 말은 해야겠다고 나선 모양새다.

 

이는 박 교수가 책의 3판 서문에 쓴 다음의 내용을 보면 짐작할 수 있다. "시간과 상황이 바뀌어도 변화와 진화를 할 줄 모르는 한국정치, 그 근원의 뿌리를 걷어내려는 각오로 집필했다."

 

그렇다면 책에선 어떤 이야기들을 하고 있을까.   

 

일단 한국의 위기는 낮은 수준의 정당정치에서 비롯되기 때문에 그 원인의 진단과 대안 제시가 한국 청사진의 핵심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예컨대  '2016-2017 광화문 촛불시위’와 ‘2017 탄핵’을 겪은 대한민국은 절차상으론 민주국가로 손색 없어 보이지만, 보수와 진보 사이에 토론과 소통이 거의 없어 민주질서의 힘이 약하고 불안한 사회일 수밖에 없다고 규정하고 있는 것이다.

 

박 교수는 “우리나라는 중국·일본·북한 등 다른 동북아 국가들과 달리 여·야 정권교체형 민주체제를 가진 유일한 국가”라며, “토론과 소통, 협치와 공생의 사회운영방식을 갖추는 순간 엄청난 국가적 에너지와 민족적 에네르기를 갖게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또한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대통령의 정치력이고, 이는 국가 운명과 직결된다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강조한다. 그리고 이제, 국민의 직접적 정치참여 채널을 장치할 때가 됐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책은 프롤로그 '한국은 민주사회인가'를 시작으로 ▲국가/민주주의·보수진보 ▲개헌/주권·법치 ▲한국정당/한국정치 자화상 ▲정당정치복원/공천·야당 ▲한국정당의 갈 길 ▲선거/유권자·투표 ▲대통령/협치 ▲정부/국무총리·국회·대법원 ▲남북관계/북한정책 ▲남북통일/국제 등으로 구성돼 있다.

 

박 교수는 (사)미국헌법학회 회장, (사)한국정치법학연구소 이사장, (사)자녀보호운동본부 이사장, 외교부 재외동포재단 자문위원이며 (사)새시대전략연구소 소장, 통합민주당 (재)한반도전략연구원 이사, 대한민국순직소방관추모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주요 논저로는 한국정치법학론(리북/2008), 왜 지금 개헌인가(썬더볼트프레스/2007), 선거운동과 정치관계법(도서출판 한줄기/1995), 북한법을 보는 방법(통일교육원/2006), 남북연합의 법적 성격과 전망(한국법제연구원/1994), 정당공천의 헌법적 의미와 유형분석(유럽헌법연구 제3권/2008), 한국의 정치발전과 혁신정당론(현대사회/1989/현대사회연구소), 재외국민등록제도와 재외선거 연계방안 연구(재외동포재단/2020) 등이 있다.

 

박상철 지음/솔과학/446쪽/2만3000원

 

[ 경기신문 = 강경묵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