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5 (목)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전환의시대, 사회적 경제] 사회적 경제조직들은 새 눈으로 봐야 한다


 

코로나 이후 세대는 새로운 여건에서 새로운 사고를 하며 살 것이다, 코로나 위기 속에는 새로운 사회경제적 변화가 있다. 사회적 경제조직이 해야 할 새로운 역할들 역시 그 변화에 주목해야 한다. 코로나19 같은 감염병 뿐 아니라 기후변화 같은 전지구적 위기는 여러 사회경제적 기회를 낳는다. 새롭게 오는 시대를 새로운 눈으로 봐야 한다.

 

코로나로 사회안전망이 뻥 뚤렸으니 세계의 시민들은 세금의 사용을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사회보장이 약한 나라의 시민들은 나라가 돕지 않으면 전쟁터에서 죽듯 사람들이 죽어나간다. 내가 낸 세금으로 기본소득을 달라는 인식이 커져간다. 만일 기본수당을 받아야 할 취약인구가 많아진다면 그만큼 사회적 경제조직이나 시민단체, 비영리기구와 공익조직들이 할 일은 많아진다.

 

정부는 시민이 낸 세금을 그곳에 투여해야 할 것이고, 그 부분에 해당하는 공공시장은 그만큼 많아진다. 모든 일을 공무원들이 다 할 수 없으니, 행정은 민간의 봉사, 용역을 하는 파트너를 늘일 수밖에 없다. 세금으로 일 없는 시민이 공익적인 근로를 할 수 있도록 고용도 해야 하고, 세금으로 다 할 수 없으니 민간에게 노동을 나눠 맡기고 생계를 사회적인 차원에서 보장해야 한다.

 

이처럼 지구적인 위기로 비롯된 세태변화는 제도적 변동에 영향을 줄 것이다. 사회적 경제조직들은 거기에 대응해야 한다. 그런데 코로나19 때문에 거론되는 사회적 문제들은 이미 사회적 기업들이 과제로 여겨 구민하고 있던 공동의 해결과제였다.

 

이를테면 요즘 고가의 집을 매입하지 않고 함께 임대하는 서비스, 일인가구들 사이의 공동주거 방식, 이동성이 강한 개인들을 위한 주택공급 등을 거론한다. 이런 것들은 원래부터 사회적 경제 분야에서 해결해내려고 애쓰고 있던 사회적 결핍의 문제였다.

 

또, 비대면 상황이나 개인들의 경제적 가난을 이야기하면서 생활협동조합을 운영하고 가입한 시민들이 지역사회 안에서 생산자나 소비자로서 제대로 된 조합적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하는 온라인 플랫폼이 거론된다든지, 더 많은 사람들이 저가에 소비재를 구할 수 있도록 돕는 공유경제 방식의 디지털 채널 등을 만드는 것이 사회적 숙제로 부상하고 있다. 그런데 코로나 현상이 아니라도 이런 것은 사회적 서비스로 해결하려던 문제들이다. 시민들의 권리와 책임이 따르는 공공 서비스 영역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이런 사업이 단순히 시장경제에서 돈을 버는 기업들의 것만은 아니라고 보아왔던 것이다.

 

또 다른 예로, 고용시장이 얼어붙고 프리랜서가 많아지면서 시민들과 전문가들이 기동타격대처럼 갑자기 모여 뚝딱뚝딱 함께 일하고 해산하는 경향이 늘고 있다. 이를 재즈에서 세션맨 연주자들이 일시적으로 모여 즉흥연주를 하고 사라지는 행동에 빗대어 ‘긱’ 경제라고 부른다. 21세기 저고용 시대라서 펼치진 고질적인 문제거리로 볼 수도 있지만, 다른 시각으로 보면 새로운 지식시장이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코로나 이전부터도 이런 방식으로 일거리를 만들어내야 한다고 시민사회와 사회적 경제 쪽에서는 고민해왔었다.

 

한편으로 코로나19 위기는 사회보장 제도의 문제를 전면에 드러냈다. 시민들은 과연 자신들이 세금을 낸 만큼 제대로 사회적 서비스를 받고 있는지 되돌아보기 시작했다. 금융자본주의 시장경제 하에서 경쟁에 내몰린 개인이 약해질 경우 생존을 보호받을 수 없기 때문에, 세금으로 제공하는 공익 서비스를 강화해야 한다는 문제들이 지구촌 곳곳에서 제기되고 있다.

 

국가가 보호해주지 못 하는 사회안전망과 사회적 보장을 누가 보완해줄 수 있는가 하는 질문을, 시민들 스스로 시민들 사이에서 던졌다. 세금을 낸 만큼 국민의 복리를 위해 써달라는 복지국가의 문제제기를, 세계 시민들은 다시 하고 있다. 그러한 역할들 중에 많은 것을 사회적 경제조직들이 자발적으로 맡아야 한다. 코로나 시대는 그래서 사회적 경제를 촉진할 수 있다.

 

그렇다면 사회적 결핍을 찾아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는 사회적 경제조직들은 지금 더 긴장하고 근본적으로 지구적 문제를 푼다는 관점에서 체질변화를 모색해야 하지 않겠는가. 시민들이 냉철한 눈으로 이런 조직들이 제대로 된 역할을 수행하는지 볼 것이기 때문이다.









COVER STORY